-
금융업계 전반에 인공지능(AI) 활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증권사들도 이를 활용해 비대면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지평을 넓혀가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MTS)에는 AI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탑재하고, 자체적인 AI 플랫폼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맞춤형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엠클럽'을 통해 ▲수익률 상위 1% 고객이 매매한 종목을 알 수 있는 '초고수의 선택' ▲빅데이터 트렌드를 분석해 주식의 긍정 비중을 알아보는 '빅데이터 트렌드 종목' ▲한 주간 많이 사고 판 '주간상품 TOP10' ▲뉴스 속 숨겨진 투자기회를 찾아주는 '뉴스로 종목 포착'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호응도도 높아 출시 2년 만인 올초에는 가입자가 20만명을 돌파했다. 아울러 MTS 내 스팸성 뉴스를 딥러닝을 통해 걸러주는 스팸 뉴스 필터링 서비스를 적용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MTS에 365일, 24시간 고객과 상담이 가능한 대화형 챗봇 '벤자민'을 탑재하고 있다. VOC(고객관리시스템)를 통해 고객들이 질문하고 건의했던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핵심 표준지식으로 분류하고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답변을 찾아낸다. 계좌관리, 공인인증서, 공모주 청약 등 단순 업무에서부터 신용대출, 주식매매, 해외주식, 금융상품 등 증권 업무 전반에 걸쳐 고객 상담하고 있다. 호응도도 높아 '벤자민'을 통해 받은 질문은 최근 100만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엠팝'에 인공지능이 고객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유망종목을 추천하는 '주식선호분석'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AI 투자분석 시스템 '티레이더3.0'를 탑재한 '티레이더M'을 통해 ▲AI 종목 분석 '티레이더 투자노트' ▲AI 추천 종목에 개인 투자자 노하우를 결합해 나만의 추천종목을 뽑아낼 수 있는 '티레이더 파인더' 서비스 기능을 탑재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모든 증권사가 내는 보고서들을 AI가 분석해 매일 가장 유망한 종목을 하나씩 추천하는 '올댓 AI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투자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펀드 매니저의 판단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나아가 AI 기반으로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초 AI를 글로벌 자산 배분에 적용해 투자하는 '하나더원AI스퀘어랩'을 선보였다.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내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 매크로 변수들을 기초로 17년간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들을 분석해 개발된 AI 모델을 바탕으로 랩운용실의 역량을 더해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 시킨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한BNPPSHAI네오자산배분 증권투자신탁'·'신한 네오 AI 펀드랩'을 올초 선보였다.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설립한 인공지능 기반 투자자문사 '신한AI' 플랫폼을 적용한 투자 상품이다.
NH투자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랩어카운트 'NH로보 EMP랩'은 물론 'NH로보연금자문형'·'NH로보연금ETF자문형' 등 상품을 통해 방치되기 쉬운 개인연금을 로보어드바이저가 관리하도록 했다.
증권사의 AI 활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AI 기반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고 밝혔다.
기존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 중 하나인 '영상통화'가 '안면인식기술'로 대체되면 실명확인을 보다 쉽고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안면인식기술이 얼굴의 특징점을 분석해 신분증 사진과 얼굴을 대조·검증함으로써 금융기관 직원이 육안으로 대조하는 방식보다 검증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부터 해당 서비스를 STEPS 금융투자 서비스의 비대면 계좌개설에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비대면 계좌 고객을 유지하거나 새로 확보하기 위해 수수료 경쟁 등 이미 치열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면서 "모바일 시대에 요구되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AI를 접목한 금융서비스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