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531억 그쳐… 전년비 47.5% 줄어후방 산업 특성상 업황 부진 뒤늦게 반영투자 지속 및 듀폰사 SiC 웨이퍼 인수 등 긍정적
  • ▲ SK실트론 본사 전경ⓒSK실트론
    ▲ SK실트론 본사 전경ⓒSK실트론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나홀로 선전했던 SK실트론이 지난 1분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반도체 산업이 위축되면서 SK실트론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실트론은 반도체의 기초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웨이퍼는 고순도의 다결정 실리콘을 용융시켜 특정 방향으로 성장시킨 단결정 실리콘 잉곳을 얇게 자른 박판으로 반도체 소자 제조의 핵심 원재료로 반도체 경기 변동에 민감한 특성을 갖고 있다.

    19일 SK실트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7.5% 감소한 531억원을 나타냈다. 

    반면 매출액은 4076억원으로 같은 기간(3815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매출액은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웨이퍼 산업 특성상 6개월 가량 늦게 반영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웨이퍼의 경우 반도체 산업 중 후방산업으로 손꼽힌다. 그러다 보니 전방 산업인 반도체 경기를 뒤늦게 따라간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경우 3316억원으로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나홀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지난 2017년 SK에 인수된 이후 고공성장을 지속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30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298.7% 증가한 13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018년에는 전년대비 무려 185.5% 증가한 3781억원을 나타낸 바 있다. 1분기 가동률은 95.4%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과 코로나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며 "가동률 유지 등으로 매출액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SK실트론의 실적은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최근 들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도 상존하고 있어서다.  

    특히 반도체의 약 53% 수요를 차지하는 PC와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단기적으로는 서버 수요가 이를 상쇄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업황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상황에도 SK실트론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실트론은 지난해 설비 매입 등에서 총 4675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도 3000억원 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서 올해 1분기에는 생산 확대 등에 453억원이 집행됐다. 

    앞서 지난 3월 인수를 완료한 듀폰사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Silicon Carbide Wafer, 이하 SiC 웨이퍼) 사업부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SK실트론은 지난해 9월 이사회를 통해 듀폰사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사업부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금액은 4억5000만 달러(약 5400억원)로 최근 정부와 사회의 소재기술 자립 요구에 부응하는 과감한 글로벌 기술 투자로 평가된다. SK실트론은 인수 이후에도 관련분야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며 SiC 웨이퍼의 생산량 증대와 미국 내 추가적인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데다 통신 업체의 초고속 5G 보급 확대에 따라 전력반도체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SiC 웨이퍼는 고경도, 내전압, 내열 특성을 가지고 있어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전기차, 5G 네트워크 등에 사용되는 전력반도체용 웨이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영역이다.

    SK실트론은 이번 인수를 통해 듀폰이 보유한 R&D(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과 기존 주력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고성장 영역 진출을 통해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