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 3.0% 감소… 美 반덤핑 관세 직격탄효성중공업, 미쓰비시 현지 공장 500억에 인수현대일렉트릭, 미국 공장 50%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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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고압변압기 제조기업들이 현지화 전략으로 신규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국산 초고압변압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조치가 지속되자 현지 법인을 통한 시장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전기산업진흥회의 '2019년 전기산업 동향 및 2020년 전기산업 전망'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변압기 전체 수출액은 6억1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2018년에는 6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7.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감소세가 지속된 것은 미국시장의 반덤핑관세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의 전체 변압기 수출액 가운데 35~40%를 미국이 차지하는데, 지난 2017년부터 고율의 반덤핑관세가 부과되면서 전체 수출액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산 초고압변압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조치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주요 초고압변압기 제조기업들은 최근 미 상무부(DOC)로부터 반덤핑 판정을 받았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6차 연례재심에서 2017년 8월부터 2018년 7월까지 국내 기업이 미국으로 수출한 고압변압기(60MVA 이상)에 대해 고율 관세를 결정했다. 현대일렉트릭 60.81%, 효성중공업 37.42%, LS일렉트릭 15.74% 등의 관세를 매겼다.
이에 따라 회사 사정도 어려워졌다. 경기 둔화로 수출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반덤핑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2018년 7월 이후 물량인 7차(2018년 8월~2019년 7월), 8차(2019년 8월~2020년 7월) 등에 대한 반덤핑 과세는 또 부과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초고변압기 업체들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반덤핑 이슈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미쓰비시의 초고압변압기 공장(MEPPI)을 약 500억원에 인수했다. 이곳에선 글로벌 수요가 가장 높은 내철형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최소 인력으로 공장이 가동되고 있었으나, 현재는 정상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생산 및 납기 일정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며 "현재는 정상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일렉트릭도 지난해 말 미국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변압기 생산법인인 '현대 파워 트랜스포머 USA' 증설을 마치고 연간 생산능력을 50% 확대했다. 증설을 통해 앨라배마 공장은 3만8678㎡(약1만1700평) 규모로 늘어났다.
현대일렉트릭은 미국 내 고객들의 자국산 대형변압기 선호 추세를 적극 활용해 2020년까지 앨라마 법인의 연매출을 2억달러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시장조사 및 컨설팅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북미 지역 전력변압기 시장은 연평균 4% 규모로 꾸준히 성장해 2022년에는 약 29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수출경기 악화가 우려된다"면서 "수출지역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중국 미국 일본 베트남 멕시코 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