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맞춰 인도 생산량 두 배로"60% 대중관세 의식, 공급망 변화 나설 듯현지 1위 삼성전자와 대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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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트럼프 재집권에 맞춰 인도 내 아이폰 생산량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18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애플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인도 내 제조역량을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관세를 실제 이행하는 경우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량을 300억달러 수준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현재 연간 생산량인 150억~160억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아이폰 부품들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트럼프가 중국 제품에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한만큼 이를 대체할 공급망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미국의 대중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인도내 아이폰 제조 물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4~9월 인도산 아이폰 수출액은 6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금액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인도산 아이폰 수출액은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블룸버그는 보고 있다.인도 정부의 보조금과 숙련된 인력, 중국의존도를 낮추려는 애플의 노력 등이 더해진 영향이다. 현재 인도 남부에는 아이폰 제조공장 3곳이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업계에서는 애플이 인도 내 아이폰 제조 물량을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인도는 중국 점유율을 잃고 있는 애플과 인공지능(AI)폰을 필두로 신흥 시장을 개척하려는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IDC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약 1억5200만대 규모로 중국 약 2억8000만대 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크다. 인도는 2020년대 전후로 미국과 엎치락뒤치락하다 2022년부터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량이 높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매출 점유율에선 삼성전자가 22.8%로 1위를 차지했다. 갤럭시S 시리즈 판매가 늘며 매출 점유율이 늘었다. 다만 2위인 애플의 매출 점유율 21.6%와 1.2%포인트(p) 차이에 불과하다.아이폰의 현지화된 고급 브랜드 이미지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이미지 유지와 인도 소비자 충성도 확보에 도전과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중고 아이폰 시장이 활성화되고 저가형 제품에 대한 생산이 늘어나는 경우 삼성의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 A시리즈와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이 밖에 애플의 현지 부품 공급망 생태계 강화로 인해 부품 공급망 비용이나 인프라 확장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 또한 이미 뉴델리 인근 자체 생산시설인 노이다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애플의 투자 확대와 관련해 추가적인 투자를 요구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만약 애플이 인도에서의 제조 물량을 늘리는 경우 삼성은 새로운 갤럭시 시리즈 출시와 AI, 폴더블 등과 같은 혁신 기술을 통해 애플과의 차별화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면서 “또한 애플의 인도 내 고용 창출과 경제 기여 확대에 맞서는 현지 맞춤형 전략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