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들, 크리스마스 앞두고 다양한 메시지 담은 브랜드 광고 각축전코카콜라, 생성형 AI 기술 접목해 1995년 광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해 호평디즈니, 소년과 문어의 따뜻한 우정 담은 스토리텔링으로 화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참여맥도날드, 정신 없는 홀리데이 시즌 작지만 확실한 '만족' 주는 브랜드 메시지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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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며 브랜드들의 크리스마스 광고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홀리데이 시즌 광고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리는 것을 넘어, 연말에만 전할 수 있는 따뜻한 감성과 메시지를 담아 소비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브랜드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꼽힌다.19일 브랜드브리프는 올해 연말, 전 세계 소비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시즌 광고 3편을 소개하고 그 안에 담긴 고유의 브랜드 메시지와 마케팅 전략을 분석했다.△ 코카콜라의 상징, 크리스마스 트럭이 돌아왔다! 그런데 이제 'AI'를 곁들인2024년 홀리데이 시즌, 가장 주목받는 캠페인 중 하나는 코카콜라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을 활용해 클래식 광고 'Holidays Are Coming(홀리데이가 온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다.AI 기술로 리메이크된 이번 캠페인에는, 코카콜라의 상징과도 같은 크리스마스 트럭과 북극곰이 등장하며 코카콜라 오리지널 대신 코카콜라 제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 1995년 클래식 광고와 비교해 보면, 더욱 화려하고 선명해진 조명과 AI로 완성된 인물들의 모습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여전히 AI가 생성해 낸 인물의 모습이 실제 인간에 비해 부자연스러운 면도 있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하고 세련되게 표현한 부분은 AI 기술 덕분이다.
- 코카콜라의 이번 캠페인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페레이라 오델(Pereira O’Dell) 산하의 이노베이션 랩인 실버사이드 AI(Silverside AI)가 주도한 것으로, AI 기술을 단순히 하나의 도구로 사용한 것을 넘어 크리에이티브 과정의 핵심 요소로 활용했다. 이 캠페인은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과 팩토(Pactto), 달리(DALL-E), 챗GPT(ChatGPT)를 포함해 자체 개발 도구인 디렉터 매직(Director Magic) 등의 AI 프로그램이 사용됐다.PJ 페레이라(PJ Pereira) 페레이라 오델 크리에이티브 의장 겸 공동창립자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전통적인 영상 촬영이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에 더 가까웠다"고 표현하며 "AI 덕분에 크리에이티브와 아이디어가 실시간으로 구현되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면, 창작 과정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달라진다. 이것은 혁명에 가까운 변화"라고 밝혔다.롭 루벨(Rob Wrubel) 실버사이드 AI 공동 창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는 "AI는 클라이언트와의 협업 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며 "실버사이드 AI는 광고 초안을 단 3일 만에 완성했으며, 이후 매일 수정본을 공유해 전통적인 광고 제작 주기보다 훨씬 빠르게 결과물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코카콜라 측은 이번 광고를 각 도시와 글로벌 시장에 맞춘 맞춤형 버전으로 각각 제작해 줄 것을 요청했다.페레이라 공동창립자는 "(코카콜라 측의) 요청을 받은 직후엔 '절대 안될거야, 너무 늦었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니 과거의 방식이었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이제는 (AI 기술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됐기 때문에 어쩌면 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실버사이드 AI는 AI를 활용해 단 며칠만에 110개의 다른 버전을 제작했으며 그 중 27개 버전은 주요 시장에 맞춰 현지화 된 스카이라인을 포함한 버전으로 제작했다.이처럼 AI가 제작 과정의 효율화와 단순화에 큰 도움을 준 것은 맞지만 후반 작업에서는 한계점도 드러냈다. AI가 인간의 수작업만큼 정밀한 결과물을 제공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어 최종 결과물은 애니메이터가 색상, 로고, 트럭의 외형 등을 직접 수정해 완성도를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로 인해 제작 시간이 대폭 단축되고, 크리에이티브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만든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이에 대해 페레이라 공동창립자는 "AI는 크리에이티비티가 더욱 중요한 시대를 열었다"며 "지난 5년 간 크리에이티브들은 적은 예산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불평했지만 이제 AI의 등장으로 더 많은 아이디어들이 실행 가능해졌고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능해졌다"고 역설했다.롭 루벨 또한 "앞으로 크리에이티브들이 획기적인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할 수 있는 수준과 역량은 계속해서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하나의 여정이며, 이 여정을 계속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AI와 같은) 도구를 활용해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코카콜라의 이번 크리스마스 캠페인은 AI가 광고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 중요한 사례로 평가 받는다. AI가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를 대신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오히려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를 극대화하고 전 세계 오디언스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맞춤형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 △ 위대한 여정은 꿈으로부터 시작된다… 디즈니가 그려 낸 '소년과 문어'의 감동적 우정디즈니(Disney)는 한 소년과 문어의 따뜻한 우정을 담은 홀리데이 캠페인 'The Boy & The Octopus(소년과 문어)'를 공개했다. 이 캠페인은 뜨거운 여름,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 우연히 만난 문어와 뜻밖의 우정을 맺게 된 어린 소년의 이야기를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자신의 머리 위에 올라 타 꼼짝도 하지 않는 문어와 원치 않는 동거를 하게 된 소년은 조금씩 문어와 소통을 하며 교감하게 된다. 소년은 문어에게 육지의 삶을 알려주고, 바깥 세상을 궁금해하는 문어에게 다양한 세상을 경험케하는 하는 등 진정한 우정을 쌓아간다.어느덧 흰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고, 소년은 문어에게 더 넓은 세상을 선물하기 위한 특별한 결심을 하게 된다. 썰매를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문어를 보내주기로 한 것. 마침내 산타 할아버지의 빨간 털모자 위에 올라 탄 문어는 소년 덕분에 전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된다.광고는 "위대한 여정은 꿈으로부터 시작됩니다(The greatest journeys start with a dream)"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끝난다.이 캠페인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아담&이브DDB(Adam&EveDDB)가 대행을 맡았으며, 배경음악으로는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인 인어공주의 OST 중 'Part of your world'를 삽입해 감동을 배가시킨다. 이 곡은 비틀즈가 음반을 녹음한 곳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전설적인 레코딩 스튜디오인 '애비로드 레코딩 스튜디오(Abbey Road recording studio)'에서 60인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녹음됐다.캠페인 영상은 영화 '조조래빗'으로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 감독이 맡아 동화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영상미를 완성했다.
- △ 맥도날드, 예상을 빗나간 색다른 크리스마스 광고로 브랜드 차별화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따뜻한 감동 메시지를 담은 크리스마스 광고를 선보인 가운데, 맥도날드(McDonald's)는 모두의 예상을 빗나간 광고로 의외의 감동을 선사한다.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레오버넷(Leo Burnett)이 대행한 '맥도날드의 선물(The Gift of McDonald's)' 캠페인은 대담한 음악 선택과 혁신적인 연출로 차별화된 크리스마스 광고를 완성했다.크리스마스 선물 구입과 파티 준비로 지친 하루를 보낸 부부는 자동차 안에서 오늘의 할 일을 체크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 때 운전을 하던 아내의 눈에 저 멀리 맥도날드의 황금아치(Golden Arches)가 들어온다. 맥도날드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 부부의 얼굴엔 미소가 번지기 시작하고, 광고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된다.이탈리아의 유명 DJ인 베니 베나시(Benny Benassi)의 전자음악 새티스팩션(Satisfaction)이 흘러 나오고, 부부가 차를 타고 맥도날드로 향하는 길은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조명쇼가 펼쳐지기 시작한다.조용한 주택가는 각양각색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조명들로 가득차고, 고생한 부부에게 "Go on, you deserve it!(그래요,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맥도날드로 가는 길을 밝게 비춘다. 맥도날드의 캐릭터인 그리머스(Grimace)와 햄버글러(Hamburglar), 버디 디 얼리 버드(Birdie the Early Bird)도 조명으로 등장하며, 특히 고층 건물이 다양한 색상의 조명을 통해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인 '빅맥'으로 표현되는 장면은 광고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마침내 맥도날드에 도착해 메뉴를 받은 부부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광고는 끝난다.이 광고에는 맥도날드 제품이나 대사가 전혀 등장하지 않고, 오직 음악과 시각적 연출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광고 영상은 소니의 전설적인 광고 'Balls'로 잘 알려진 니콜라스 퍼글시그(Nicolai Fuglsig)가 맡아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였다.맥도날드는 광고와 함께 '기프트 드롭(Gift Drop)'이라는 참여형 이벤트를 펼치고 버스 정류장과 매장, TV 화면 등에 태그를 숨겨 놓고 이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맥도날드 앱에서 다양한 혜택과 상품을 제공한다. 경품으로는 그리머스 버킷햇과 버디 양말, 맥도날드 크리스마스 조명 등 한정판 굿즈가 포함 돼 있다.앤드류 롱(Andrew Long) 레오버넷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 ECD)는 "맥도날드 방문이 주는 기쁨을 화려한 빛의 쇼로 표현하고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제공함으로써 모두가 맥도날드를 통해 만족(Satisfaction)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목표"라고 설명했다.미셸 그레이엄 클레어(Michelle Graham-Clare) 맥도날드 최고마케팅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는 "크리스마스는 마법같은 시간이지만, 정신없는 시간이기도 하다"며 "긴 쇼핑 목록, 붐비는 매장, 끝없이 쌓인 선물 포장지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잠시 여유를 즐기는 순간을 잊기 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크리스마스의 완벽한 휴식이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상기시키고자 했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축제 분위기를 담은 기프트 태그부터 시즌 한정 메뉴와 특별한 굿즈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즐거움과 밝은 순간들을 포착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맥도날드의 이번 캠페인은 감동 코드를 담은 뻔한 크리스마스 광고나 제품 중심의 프로모션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에서 비롯되는 감정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를 전달하는 현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감성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 연말 시즌에 쏟아지는 비슷 비슷한 분위기의 크리스마스 광고 속에서 차별화되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