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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운동 열풍에도 주가 반등이 지지부진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대장주다운 면모를 되찾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0.18% 상승한 5만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2일 4만8750원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가파르게 올라 지난 9일 5만5500원을 기록해 13거래일 만에 13.8%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일명 '동학개미운동' 열풍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수가 저점을 기록하던 지난 3월 20일부터 지난 5일까지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식 8998억77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들의 폭발적인 매수세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삼성전자 주가의 반등은 지지부진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소외된 이유는 개인 수급 외 기관과 외국인의 방향성 수급이 유출된 탓이 크다"면서 "순환매 국면에서 삼성전자가 재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점차 외국인과 기관이 돌아오면서 최근 주가는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지난 13거래일 동안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사들이면서 상승을 견인했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 상위 목록에는 삼성전자가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이유는 미국 마이크론의 3분기 매출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한데다가, D램 가격 반등 예상 등에 따른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
마이크론은 실적 보고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전망을 기존 46억~52억달러에서 52억~54억달러로 올려잡았다. 이는 시장 전망치 49억달러를 7%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증권업계는 메모리반도체 등 D램 가격의 추가 약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경제 활동 재개와 이연 소비로 업황 반등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D램 가격은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코스피 대비 감소 폭이 적다. D램 가격이 반등하고 EPS 추정치 하향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삼성전자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 다시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2분기(6조3418억원)를 바닥으로, 3분기(9조3493억원)와 4분기(10조1167억원) 등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은 늘어나고, PC와 스마트폰의 중요성 역시 커지는 추세"라며 "단기 반도체 업황도 각국의 민간 소비 부양책에 힘입어 올해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D램의 실적 개선으로 반도체 부문의 이익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수요 회복으로 인한 IM(IT·모바일) 사업부 실적 정상화가 기대된다"면서 "하반기로 가면서 이익 증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반도체 장비 투자가 집행되면서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하겠지만 3분기는 가파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면서 증권가 목표주가도 최근 상향 조정되고 있다. KTB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6만원에서 6만7000원으로, DB금융투자는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키움증권은 6만원에서 6만2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호조세는 점진적이고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면서 "그럼에도 코로나19 이슈로 인한 주가 급락 후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코스피 지수 반등 폭을 하회하고 있다. 여전히 현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를 저렴하게 매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진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사법리스크는 부담이다. 앞서 지난 9일 새벽 서울중앙지법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청구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유력한데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도 진행 중이어서 사법 리스크는 잔존하고 있다. 10거래일 연속 상승랠리를 이어오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영장실질심사가 있던 지난 8일 약세로 전환하며 영향을 받았다.
외신들은 향후 이 부회장의 이어질 수사와 재판에 따른 사법 리스크를 안고가는 것 자체가 삼성그룹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년 간 이 부회장의 법적 문제로 회사는 거의 마비 상태"라고 표현하며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해쳐나가야 하는 이 부회장과 삼성에는 사법 리스크 연장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 부재 시에는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투자 등 중요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삼성에 큰 우려로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