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에 이어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등 잇단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소비자 보호체계 강화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내부통제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불완전판매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분주해진 모습이다.
지난해 금융권을 뒤흔든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불씨가 채 꺼지기도 전에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젠투파트너스의 펀드 환매 연기 악재까지 잇따라 겹치면서 금융업계 신뢰도는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특히 올해부터 금융사의 소비자 보호체계를 강화하는 금융소비자 보호 모범규준 시행에 이어 이를 법제화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의 내년 시행과 맞물려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소비자 보호 강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에는 10조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증권사의 과거 3개년 평균 기준 민원 건수 비중이 해당 업계의 4%를 넘을 경우 독립적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라임펀드 사태에 연루되면서 홍역을 치른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최근 관련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연초 CCO를 선임한 바 있는 신한금융투자의 올 하반기 조직개편에는 고객 신뢰도 회복에 방점이 찍혔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상품공급 부서를 IPS(Investment Products&Services) 본부 한곳에 편제했다. 상품공급체계를 일원화하고 상품감리기능을 강화하는 등 엄격한 상품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출시예정 상품과 자산운용사 심사기능은 상품심사감리부에 부여했다. 상품의 사후관리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또 헤지펀드운용부·신탁부·랩운용부를 IPS 본부로 편제, IPS본부가 주요 금융상품 공급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엄격한 상품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증권도 10년 넘게 감사업무를 해온 감사전문가인 김성원 상무를 CCO에 선임하고, 산하에 금융소비자 보호 총괄 소속 부서인 상품내부통제부를 최근 신설했다.
해당 부서를 통해 금융상품의 도입부터 판매·사후관리 등 상품판매 전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사후 관리 및 제도 단계에서는 판매 상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슈 발생 시 가입고객에게 해당 펀드에 발생한 이슈를 안내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양천우 상무를 CCO로 선임하고 종전 준법감시본부 아래에 있던 금융소비자보호부를 금융소비자보호본부로 승격하면서 조직에 힘을 실어줬다. NH투자증권은 이같은 조직개편은 물론 최근 문제가 된 옵티머스펀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판매해온 상품들을 자체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금융소비자보호팀을 본부로 승격시키고 정유인 이사를 CCO로 임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관련 조직 강화 이후 '알기 쉬운 상품 설명서'를 도입하는 등 소비자보호 정책 수립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김국년 상무를 CCO에 선임한 KB증권은 올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본부의 인력을 더 확충하기로 했다. KB증권은 올해 초부터 고객 수익률과 고객 사후관리실행율, 추천펀드 수익률 등을 KPI 항목에 넣는 등 고객중심 관리지표를 강화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이어 발생하는 대형 금융사고로 금융사 신뢰도가 무너지고, 소비자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이 강화되는 추세인 만큼 증권사들도 내부통제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