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당기순익 하나 1258억원·KB 1514억원·NH 2305억원 어닝서프라이즈전기 대비 지주 내 이익 기여도 NH 40.3%·하나 18.3%·KB 15.3%로 늘어
  •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대체로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충격에도 '동학개미' 투자 열풍에 힘입어 2분기 깜짝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지주 내 입지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하나금융투자 1258억원, NH투자증권 2305억원, KB증권 1514억원, 신한금융투자 1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대체로 지난해 동기 대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전년보다 39% 증가한 1258억원의 당기순익을 2분기에 벌어들이며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했던 1분기(467억원)보다도 169% 오른 수치다.

    NH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2분기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114% 늘어난 2305억원으로, 전년보다 80% 넘게 급감했던 1분기(311억원) 암울했던 실적을 만회했다. 

    1분기 당기순손실(-147억원)을 기록했던 KB증권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KB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62.67% 증가한 1514억원의 당기순익을 벌어들였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의 실적은 쪼그라들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7% 줄어든 104억원으로, 라임펀드 사태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1조원 규모 라임 사태에도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투는 라임과 독일헤리티지에서 총 2017억원을 손실처리해 적자 시현이 예견됐음에도 위탁수수료와 S&T(세일즈앤트레이딩) 이익이 전기 대비 2046억원 증가하면서 오히려 104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점이 인상적"이라면서 "사모펀드 불확실성은 우려 요인이지만 다만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증시가 급락하면서 증권사들은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번 호실적은 증시 반등을 이끈 동학개미들의 투자 열풍 덕분으로 분석된다.

    실제 증시가 급반등한 지난 4월부터 주식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어 상반기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26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6.4% 급증했다. 코스피가 10% 넘게 상승했던 4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7804억원으로 20조원대를 돌파했고, 지난 6월에는 24조원을 넘어섰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대비 58% 증가했을 것"이라면서 "2분기 개인은 국내 주식을 15조7000억원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거래대금 증가를 이끌었다. 브로커리지 및 트레이딩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돼 2분기 증권 유니버스 합산 순이익은 688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43% 상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깜짝 실적에 증권사들의 지주 내 이익 기여도는 커지며 위상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지주 내 7.1%에 불과했던 당기순익 기여도가 2분기 18.3%로 급등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7.5%였던 이익 기여도 비중이 40.3%로 늘었다.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KB증권의 지주내 기여도 역시 같은 기간 15.3%로 크게 올랐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2분기 은행 순익이 충당 요인으로 부진했음에도 계열 증권사와 카드사의 약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김한이 KTB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은행 수수료가 감소했음에도 증권업 수입수수료·신용카드 수수료가 약 700억원 증가하며 다른 부문의 감소폭을 상회했다. 금리 하락으로 은행 이자이익 부진이 불가피하다면 수수료 및 비은행 이익체력이 중요함을 보여준다"면서 "비은행계열사와 비이자이익이 지지한 톱 라인 증가를 높이 사야 할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증권사들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은 만큼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하반기에도 '동학개미' 투자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 실적은 밝게 점쳐진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유동성이 사상 유례없이 풍부한 가운데 이미 증시는 부동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과거 금융장세 당시 주식 비중 평균이 16%를 가정할 경우 개인은 총 45조원의 추가 매수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고객 예탁금 대비 신용잔고가 30%까지 빠르게 회복된 점은 주식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투영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감안 시 향후 금융자산 내 주식 비중 확대는 어렵지 않고, 단기간 내 거래대금 축소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