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 금융자산 2826조원 보유… 전체 가계 58.6% 차지투자 선호도 변화… 금·보석과 주식에서 고수익 기대상속·증여 경험 높은 부자들… 자산 이전 계획 과반 이상
  • ▲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1%p 정도 늘어 46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부자 수는 2022년보다 1.0% 늘었지만 증가율은 부자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았다.

    2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모두 46만1000명, 전체 인구의 0.9%로 추산된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총인구와 경제활동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한국 부자 수의 정체나 감소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으로 2.9% 증가했다. 가파른 금리 상승 영향으로 2021년말 2977포인트에서 2022년말 2236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2023년말 2655포인트로 18.7% 반등해 전체적인 금융자산 규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한국 전체 가계의 총금융자산 규모인 4822조원의 58.6%에 해당한다. 한국 부자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1억3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1000만원 늘었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부동산자산은 2802조원으로 법인명의 부동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부동산자산은 60억8000만원 규모다.

    자산관리 관심분야 1위는 국내 부동산 투자(40.0%)였다. 실물(금·보석)투자는 뒤를 이었다. 한국 부자는 총자산 기준 100억원 이상은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며, 42세에 7억4000만원의 종잣돈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한국 부자의 83.2%는 대체자산 투자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선호하는 대체자산 1순위는 압도적인 투자 경험(77.8%)과 가장 높은 미래 투자 의향(38.0%)을 나타낸 금·보석으로 확인됐다.

    예술품은 현재 최선의 투자처로 관심을 받았고, 가상자산은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비상장주식에 투자 의향이 있는 부자는 절세 혜택(55.0%)을 이유로 꼽았다.

    한국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또 4명 중 1명은 증여를 한 경험이 있었다. 향후 세대 간 자산 이전 계획이 있는 부자도 과반(54.3%)으로 나타났다.

    향후 해외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50.3%로 조사됐다. 현재 해외자산에 투자 중인 부자(60.3%)보다 10.0%포인트 하락한 비중이다. 한국 부자의 26.8%는 해외 투자이민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보고서가 국민의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금융 상품·서비스 모델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