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 이후 주요 증권사들의 MTS·HTS 장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동학개미들을 끌어오기 위해 마케팅활동을 쏟아냈지만 정작 급증한 고객들을 무리없이 응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안일하게 운영한 결과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규모와 관계없이 주요 증권사들의 전산장애가 잇따라 발생하며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서버 시스템 내부 일부 프로그램의 비정상적인 작동에 따른 시스템 오류로 입금 처리나 주문이 지연돼 해당 증권사 고객들이 제때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9개 증권사 전산장애 민원건수는 187건으로 직전 분기 대비 105.5% 급증했다.
당국 역시 증권사의 전산장애 속출을 간과할 수 없어 현장 검사를 검토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산장애 보다 더 큰 이슈인 사모펀드 사태마저도 검사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증권사별 현장점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전산장애의 경우 현장점검만으로 원인을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증권사 자체적으로는 공통적으로 빈번한 전산장애의 원인으로 사전 대비 부족을 꼽는다.
연초 코로나19발 증시 폭락 직후 빠른 속도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동학개미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각 증권사 역시 이들을 잡기 위해 신규·계좌이전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공세를 펼쳤다.
실제 지난 3월 한달 동안에만 주식활동계좌가 86만개 이상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총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3001만8232개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3000만개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같은 대규모 신규 고객들과 시장으로 다시 돌아온 고객들이 몰려든 반면 대다수 증권사들은 서버증설 등 시스템 대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을 지속해 과부화가 잇따르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몰려드는 고객들을 잡기 위해 마케팅에는 열을 올렸지만 이들의 접속과 주문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은 미비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정도 까지 투자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증권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늘어난 접속량을 받아내기 위해 서버를 늘리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시스템에 대한 CPU, 디스크, 메모리 등을 대폭 향상하는 작업도 수요예측과 비용을 감안하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