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또 최대치 경신…주담대도 큰 폭↑주택자금 수요에 주식투자 및 생활자금 가세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6.2%로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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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가계대출이 16년 만에 역사상 최대치로 불어나면서 5개월 만에 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주택시장 요인에 주식자금과 생활비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신용대출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주택담보대출도 주택자금 수요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9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1조7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한은의 속보 작성(2004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이전 최대치는 올 3월 9조6000억원 증가했을 때다.

    3월 이후에는 4·5월 5조원대로 증가세가 주춤했으나 6(8조2000억원), 7월(7조6000억원) 오름세를 보이더니 8월 들어 또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기타대출 16년 만에 최대…신용대출이 급증 견인

    은행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택자금 수요에 주식투자와 생활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신용대출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속보 작성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인 5조7000억원 급증했다.

    기타대출 중 신용대출이 5조3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용대출은 6월 3조3000억원, 7월 3조4000억원에서 크게 불어났다. 

    지난달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상장주식 매수를 위한 증시자금 유입이 확대됐고, 여름 휴가철 계절 요인으로 가계 자금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생활비 수요를 잠시 잠재웠던 정부의 재난지원금 효과가 소멸된 영향은 물론 최저 연 2.92%의 낮은 신규취급금리도 신용대출 확대를 부추겼다. 

    주택담보대출도 주택 매매·전세거래가 늘고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6조1000억원 큰 폭 증가했다. 

    주담대 중에서 전세자금대출이 3조4000억원 늘었다. 6월 2조5000억원, 7월 2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택도시기금의 서민정책상품인 버팀목전세대출이 기금이 아닌 은행재원으로 보다 많이 공급되면서 5000억원이 은행 전세대출로 포함됐다. 

    한은 관계자는 "8월에는 여러 요인이 겹쳐 대출 수요를 끌어 올렸으나 9월에는 추석이 있어 상여금이 유입되므로 신용대출 증가세가 축소되는 부분이 있다"며 "8월보다는 신용대출이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14조 급증…증가율 6%대 넘어

    은행권 가계대출이 폭증하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도 지난달 14조원 급증했다. 7월 증감액(9조4000억원)보다도 4조6000억원 불어났다. 

    최근 몇 년간 8월 증감액을 비교하면 2018년 8월(6조6000억원), 2019년 8월(6조5000억원)보다 올해 8월 유독 더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은행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여전사의 카드대출과 보험사의 계약대출 등 기타대출 중심으로 2조2000억원 늘었다. 증감액은 6월 5000억원, 7월 1조8000억원으로 꾸준히 느는 추세다. 

    이로써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6.2%를 찍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3월 이후 예년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인 5%대 중반으로 확대된 이후 8월 들어 6%대로 올라간 것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 추세에 대해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적 흐름인지 면밀히 점검 중"이라며 "신용대출이 주택대출 규제의 우회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없는지 등 가계대출 전반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또 차주별 DSR 적용실태, 실수요(처분‧전입) 요건 대출 약정 이행여부 등 규제 전반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향후 규제 위반사항에 대해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