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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종합·전문건설업간 업역규제를 개선하는 일환으로 업종 개편에 나섰지만 일부 전문업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관련법 개정안의 위헌·위법사항이 발견됐음에도 업종개편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전문건설협회 산하 18개 업종별 협의회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건설업종 개편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14개 업종 대표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국토연구원의 연구용역 등을 토대로 29개 전문업종을 14개 대업종으로 줄이고 시설물유지관리업은 일정 기간 특례기간을 두고 다른 전문 대업종이나 종합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건설업종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전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갑작스레 모든 업종을 불러모은 것은 입법예고 발표를 앞두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였다"며 "다만 업역 개편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국토부가 다음주중 업역 개편안을 담은 건설산업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앞서 시설물유지관리업계는 업종폐지 철회 요구에 이어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등 법적 투쟁에 돌입했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폐지하는 시행령 개정은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행정입법작업에 해당한다"는 김&장 법률사무소의 법리해석 결과를 토대로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김&장 법률사무소는 현행법에서 ▲유지관리업자에게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과 유지관리를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시설물안전법) ▲유지관리업자에게 안전점검을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교육시설법) ▲유지관리업자의 기반시설 유지관리 대행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기반시설관리법) 등을 문제 삼았다.
또한 포장공사업계도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포장공사업을 토공사, 보링·그라우팅·파일공사업을 통합한 '지반조성·포장공사업'으로 합쳐 하나의 공종으로 개편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포장공사업계는 정부세종청사 등에서 대규모 반발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국회와 전문건설회관, 국토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포장공사업협의회 관계자는 "포트홀 등 도로 파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등 포장공사의 전문·첨단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전문성을 높여도 모자랄 때에 전문업종을 대공종화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역주행하는 정책"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가스시설시공업, 지붕판금·건축물조립공사업, 조경식재공사업 등에서도 반대 의견이 강하게 나오고 있는 알려졌다.
일부에선 관련법 개정에 문제가 있을 경우 국토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전문업종 관계자는 "영세사업자의 생업이 달린 중요한 문제임에도 해당 업종 종사자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전문건설협회와 국토부가 합심해 입맛에 맞는 일부 업종의 의견만을 수렴해 업종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건물주가 시설물을 관리할 때 시설물유지관리업자에게 대행토록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건물주에게 대행토록 할 재량을 준 것이라 위임법 개정이 선행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설물유지관리사업자 업종전환은 3년 정도 유예기간을 주면서 문제가 있으면 순차적인 법률개정 잘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만간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