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XM3, 유럽 수출… 칠레 일본 호주까지3월 끝난 닛산 로그 위탁생산 대체물량은 아직… 원만한 노사관계 뒷받침 돼야
  • ▲ XM3의 수출명 '뉴 아르카나'ⓒ르노삼성
    ▲ XM3의 수출명 '뉴 아르카나'ⓒ르노삼성

    르노삼성이 힘겹게 XM3 수출길을 열었지만, 물량 확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르노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르노그룹이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XM3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기로 결정한 것은 닛산 로그 수출물량 대체 및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XM3 수출명은 르노의 '뉴 아르카나'이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지역을 주요 시장으로 공략하며, 앞서 수출이 결정된 칠레를 비롯해 일본과 호주 지역으로도 판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XM3 수출 확정은 아주 의미가 크다.

    르노삼성은 2014년부터 올해 3월까지 부산공장에서 진행됐던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끝났다. 평균 10만대 이상 수출되며 르노삼성에 큰 버팀목이 됐지만,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해 수출이 급격히 감소해왔다.

    하지만 르노그룹의 차세대 글로벌 소형 SUV 프로젝트로 개발돼 지난 3월 국내에 XM3가 출시되면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XM3는 3월 출시 이후 지난 8월까지 6개월 동안 총 2만5878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4000대 이상 판매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결국 르노그룹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르노삼성이 XM3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고 평가하면서 부산공장을 XM3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정한 것이다.

    문제는 아직 수출 물량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는 XM3 유럽 수출이 확정된 상황”이라며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시장상황과 노사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출물량이 탄력적으로 정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때 처럼 10만대 이상 확보는 어렵겠지만, 5만~6만대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안정적인 생산과 뛰어난 품질력이 전제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수출 물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노사관계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진행 중이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기본급 7만1687원(4.6%) 인상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시금 700만원 지급, 발전기금 12억원 조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임협도 7개월이 넘게 장기화되면서 올해 4월 마무리됐다. 때문에 올해 임단협도 난항이 예상되고 그 과정에서 파업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노조 집행부는 최근 민주노총 가입도 추진했지만, 노조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르노삼성은 올해 1~8월까지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26.6% 감소했다. 판매 감소에도 노조 집행부는 교섭력을 키우기 위해 상급단체 힘을 빌리려 했던 것이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 노조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XM3 수출을 늘려가는 것만이 코로나19 시국에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노사가 고통분담과 위기극복에 공감하고, 조기에 임단협을 타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현대차 노조가 역대 세번째로 임금동결을 골자로 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것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의견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힘을 합쳐 XM3 생산과 품질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하루 빨리 임단협을 타결해 부산공장이 리스크 없는 안정적인 생산 거점이라는 것을 르노그룹 본사에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