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이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매각 공고수은, 내달 대선조선 인수자 최종 선정성패 관건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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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중형 조선사인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의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코로나19로 인해 해운시황이 크게 위축되면서 연내 매각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새로운 원매자들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만, 적정 몸값을 받을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25일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달 중 영도조선소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벌써 국내외 사모투자펀드를 포함한 2~3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 이미 국내 채권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출자전환 주식에 대한 공동매각 입장을 밝혔다. 국내 주주협의회 및 필리핀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보통주 총 6949만3949주(지분율 83.45%)다.
지난해에는 인천 북항부지와 강변 동서울터미널 등을 팔았으며 지분관계를 정리한 수빅조선소도 최근 미국-호주 컨소시엄에 넘겼다.
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선조선 매각도 빨라지고 있다. 다음달 초 본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예비입찰에는 동일철강과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선조선은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말까지 매각 작업을 진행했으나 결국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원매자들은 차입금 약 6000억원 가운데 채권단이 최대 4000억원을 출자전환한 다음 소각하는 방식으로 탕감해줄 것을 원하면서 틀어졌다.
중형조선소 매각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지만, 업계에선 적정 몸값을 받을 수 있을 지를 놓고 신중한 모습이다. 한진중공업이 지난해 영업이익 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고, 대선조선 역시 지난해 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했지만,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운시황이 크게 위축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노후선 대체투자 유인까지 약화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중형조선사 2020년도 1분기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중형선박의 발주량은 50척, 88만CGT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0% 줄어든 수치다.
원매자들도 조선부문 보다 다른 사업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영도조선소가 가진 부동산 가치와 건설부문에서의 호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조선부문에서 수주 물량이 한 건도 없는 상황에서 사업비중이 높은 건설 부문에서 가치를 찾고 있는 것이다.
매각 성패의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황이 좋지 않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면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설 곳이 여럿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매각가로 한진중공업의 경우 4000억~5000억원, 대선조선은 2000억~30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황이 좋지 않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올해 안으로 매각 작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새로운 원매자들이 나타나는 등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매각 가격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