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바이든', 무역·통상정책 '美 이익 우선' 닮은꼴공화·민주 對중국 강경대응 시사…韓 대외불확실성 지속관세압박·세이프가드 유지될듯…정부·경제계 공동대응 필요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바이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미국 대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온건 외교 기조를 보여온 민주당이 공격적인 외교·통상 전략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무역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미 대선에서 공통 어젠다로 떠오르면서 한국에 대한 무역·통상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2020년 대통령선거 정강(Platform, 공약집)을 분석한 결과 양당이 국내정책에서는 당 성향에 따른 뚜렷한 차이를 보인 반면 대외 통상이슈와 중국에 대한 강경대응 기조 등은 유사했다. 무역·통상 관련 미국의 대외정책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미 대선이후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양당의 무역·통상에 대한 공약을 살펴보면 무역협정의 외연 확대보다는 미국의 경쟁력과 이익 제고를 최고 가치로 삼는 기조가 뚜렷했다. 지적재산권 보호강화, 해외부패방지법, 공정무역 등은 양당이 똑같이 내놓은 공약이었다. 민주당은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에 있어 미국 노동자 보호 조항을 기반으로 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공화당은 미국 일자리를 보호하는 공정거래법 제정을 약속했다. 자국 노동자와 일자리를 최우선 보호하겠다는 뜻이다.
-
특히 2017년 대선에서 트럼프 정부가 내세운 미국우선주의 등 보호무역주의가 민주당 공약에도 반영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고 전경련은 전망했다. 지난 4년간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조치 영향으로 한국 경제가 겪은 자동차, 철강 관련 관세 및 세이프가드 등 비관세장벽이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유지될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한미FTA 이행 등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국제기구와 관련해서도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하지만 다자주의에서의 미국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당선시 현재 트럼프 정부와 비교해 다자협력 복귀 가능성이 보다 크다는 점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체결 등 무역협정 관련 우리 정부의 빠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민주, '하나의 중국 인정' 문구 삭제… 對中 압박 계속될 듯미 민주당은 2016년 정강에 명시했던 '하나의 중국(One China Policy)을 인정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중국의 군사적 도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넣었다. 바이든 후보는 더 나아가 남중국해와 홍콩 이슈 까지 언급하는 등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이에 따라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환율 조작, 불법 보조금 등 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불공정 행위를 좌시하지 않고, 미국의 일자리와 투자가 중국 등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기조는 대(對)중국 무역 비중이 큰 한국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의존 단절'을 내세우고 중국 내 미국기업 투자와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해 공격적인 리쇼어링 유도 정책을 제시해왔다.
-
때문에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경제는 긴장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경련은 내다봤다. 한국은 2017년 촉발된 미중무역분쟁과 강화된 수입규제 조치로 직‧간접적인 피해가 누적된 상태다. 한국은행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으로 지난해 하락한 경제성장률은 0.4%p에 이른다.미 민주당은 또 이번 대선 정강에서 "북한의 인도주의적 원조는 지지하되 인권유린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북 유화기조에서 강경기조로 선회함에 따라 한국의 한반도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과 관련 깊은 대외정책인 국제무역과 대(對)중국 정책에서는 양당이 매우 유사한 입장"이라며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미국우선주의와 미중분쟁이 지속될 것은 자명하고 이는 한국경제에 적신호"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지난 3년간 케이스 스터디 등을 통해 우리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불확실한 통상환경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