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정부 지원금 등 고갈운항률 30%… 직원 "입사 후 처음으로 고용불안 느껴"기안기금 신청 임박… "현 상황 고려해 이율 조절해야"
  • ▲ 코로나19 여파로 세워진 대한항공 항공기 ⓒ 연합뉴스
    ▲ 코로나19 여파로 세워진 대한항공 항공기 ⓒ 연합뉴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이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지원과 유상증자, 사업부 매각으로 올 한해는 버텼지만 내년 전망도 깜깜하다. 현 상황에서는 내년 사업 계획조차 의미가 없어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등을 검토 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당장 조달이 가능한 금액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를 버틸 수 있는 자금이며 1조원은 기안기금, 5000억원 가량은 송현동 부지 매각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10월 말은 동계 노선과 다음해 사업 계획을 구상하는 시기다. 올해는 연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기준 대한항공의 국제선 운항률은 30%대다. 동계 노선 계획도 현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직원 A씨는 “수십 년간 회사에 근무하며 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고용 불안을 느낀 것은 처음”이라며 “회사가 당장 인력감축 등의 조치를 취한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일이 없다”고 토로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부터 약 3조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이중 1조1000억원 가량은 유상증자, 9900억원은 기내식사업부를 매각해 마련했다. 1조2000억원은 산업은행 등 정부로부터 조달받았다.
     
    해당 자금은 올해 말까지 필요한 비용을 반영한 수준이었다. 올해 말이면 해당 자금은 고갈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월 고정비는 4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그간 기안기금을 고려하지 않았던 대한항공은 조만간 관련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율 부담 등으로 기금 신청을 미뤄왔다. 앞서 기금을 신청한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7%대 이율을 적용 받고 있다.
  • ▲ 서울시로의 송현동 부지 매각을 반대 중인 대한항공 노조 ⓒ 뉴데일리경제
    ▲ 서울시로의 송현동 부지 매각을 반대 중인 대한항공 노조 ⓒ 뉴데일리경제
    여유로운 진행이 예상됐던 송현동 부지 매각도 빠르게 진행할 전망이다. 부지는 서울시로의 매각이 유력해 보인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는 토지 보상액과 지급 방법 등 대한항공 측 수용 가능안을 조정 중이다. 보상가는 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계열사도 자산, 지분매각 등 자체 비용마련에 나섰다. 지상조업사 한국공항은 200억원 대 제주도 건물과 토지를 처분 중이다. 미국법인 한진인터네셔널은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센터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업계는 관련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기안기금 2호 수혜기업으로 언급되는 제주항공도 이율 부담으로 기금 신청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제주항공은 17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지원받을 것으로 전해진다. 예상 이율은 6%대다. 연간 예상 이자는 약 1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불황을 고려한 적절한 지원책을 내놔야한다”면서 “당장 현금이 필요해 기안기금을 신청하지만, 이율 등을 따졌을 때 지원금이라고 보기 어렵다.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큰 기간산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