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복으로 당선인 바로 확정안될 듯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피하기 어려워 김용범 차관 "변동성 확대 제한적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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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 가운데 우리 금융시장의 혼란이 예상된다.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백악관'에 근접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전을 통한 대선불복을 현실화하면서다. 최악의 경우, 미 대통령이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수도 있다.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5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산업은행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우리 경제, 금융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선거 결과 최종 확정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미국 대선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김 차관은 "미국 대선 리스크가 상당부분 우리 금융시장에 반영돼있다"면서 "미 대선으로 인한 국내 금융,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글로벌 외환시장은 일찍이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쳐 달러 약세 기조를 이어왔다. 실제 원/달러 환율 역시 이날 기준 1132원까지 떨어졌다. 올초 1270원대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또 최근 급등한 금리상승 압력이 약화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대선 이후, 두 후보자 모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막대한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예고해 왔다. 하지만 최종 대선 결과 확인까지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경기부양 기대를 반영하며 급등했던 금리가 되돌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특히 바이든 후보는 재정지출을 크게 늘리는 '큰 정부'를 지향해 경기부양책으로 경제 회복속도가 빨라지면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앞서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으나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많은 경기부양책을 약속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내 금리 인상으로 연결된다. 국내 금융사들은 금리가 오를 경우, 은행 등의 실적개선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다만 변수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가 1%까지 오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민주당이 블루웨이브(상원 장악)에 실패한 점도 재정부양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키움증권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낮아져 재정부양책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국고채 금리 하락요인이 됐다"면서 "증시는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재정 부양책 통과가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해석돼 미 국채 금리도 급락했다"고 설명했다.바이든 후보는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인 매직넘버 270명 중에 단 6명의 선거인단만을 남겨두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 등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유력하게 보도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에 재검표를 요구하고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선 개표중단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며 '불복'을 예고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