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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현대판 '봉이 김선달' 이야기엔 '봉'이 없다

공개설명회 열었지만… 상반된 입장만 확인높은 주파수 재할당 대가, 통신비 증가 우려품질 불만 이어 요금 상승 부담까지… 뒷감당은 소비자 몫

입력 2020-11-18 10:33 | 수정 2020-11-18 10:34

▲ 지난 17일 열린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 방식 관련 '공개설명회'ⓒ뉴데일리 엄주연 기자

현대판 '봉이 김선달' 이야기가 때 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배경은 주파수 재할당을 앞둔 2020년 겨울, 등장인물은 정부와 이동통신 3사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정부가 이통 3사도 봉이 김선달이 되지 않게끔 고민했다며 내놓은 주파수 재할당 방식 때문에 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중요한 건 이 이야기가 5G 시대에도 통하냐는 것이다. 닭을 봉이라고 부추긴 후 누군가를 '봉'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과거에나 가능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과도한 대가를 정하면, 기업이 피해를 입고 뒷감당은 소비자 몫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아는 이상 소비자는 '봉'이 될 수 없다. 

이통 3사는 통신서비스의 원재료가 되는 주파수를 정부로부터 빌려 쓰고 있다. 이번에 재할당 받아야 하는 주파수 대역은 LG유플러스의 2G 용도 20㎒ 폭을 제외한 3G, LTE 서비스를 위한 290㎒폭이다. 주파수 중 76%를 정부로부터 재할당 받아야 한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7일 공개설명회에서 입장차를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이 말이 무색하게도 양측의 상반된 입장만 확인한 자리에 불과했다. 오히려 이통 3사의 임원들이 정부가 제시한 주파수 재할당 대가 방식에 대해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식의 비유를 해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021년에 사용 기간이 만료되는 총 310㎒ 폭 주파수 5년간 재할당대가를 3조 2000억~3조 9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이통사가 2022년까지 5G 이동통신 기지국 15만국 이상을 구축하면 최저가를 부담하는 옵션을 제시했다. 서로 소통하자고 만들어진 자린데, 더 큰 걸 내놓으라니 이통사들도 화가 날만하다. 

이통사 뿐만일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이 논란을 지켜보는 소비자들도 분통이 터지긴 마찬가지다.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통신사들이 요구하던 수준보다 높게 책정하자 통신비 증가를 우려하는 것이다. 통신사 손실을 메꾸기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들이 비용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특히나 이번 정부 출범 직후부터 통신비 절감 정책이 꾸준히 추진돼 온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분노도 크다. 5G 품질 논란도 화를 키운 주범이다. 5G 서비스는 상용화 2년째를 맞았지만 품질 논란이 여전하다. 이에 5G 이동통신 요금이 품질 대비 비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 기한은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 설명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11월 말까지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모든 이야기는 마무리가 중요하다. 봉이 김선달이 기발한 행각으로 과거 서민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준 것처럼, 현대판 봉이 김선달도 무릎을 탁치는 반전을 기대해본다.
엄주연 기자 ejy0211@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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