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세율 높다"최고세율 적정수준 27.3%63% "경제에도 긍정영향"한경협 "개편 통해 경제활력 도모해야"
  • ▲ 한덕수 국무총리와 전국 광역지자체장이 기업유치 문구를 든 모습ⓒ뉴시스
    ▲ 한덕수 국무총리와 전국 광역지자체장이 기업유치 문구를 든 모습ⓒ뉴시스
    국민 대다수가 현재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높은 수준이며, 상속세 부담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4%는 현행 상속세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답했다고 19일 밝혔다. 세부적으로 다소 높다는 응답은 42.4%, 매우 높다는 34.0%로 나타났다. 상속세율이 낮다고 답한 사람은 다소 낮음(11.9%)와 매우 낮은(2.9%)를 합한 14.8%였다.

    상속세 최고세율의 적정 수준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86.4%는 현행 최고세율인 50%보다 낮은 수준을 선택했다. 20~30% 수준(26.5%)이 가장 많았고, 10~20% 수준은 24.9%로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 평균은 27.3%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3.4%는 상속세를 완화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도 34.7%에 달했으며, 매우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5.4%에 불과했다.

    상속세 개편에 대한 인식을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상속세 완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한 응답자의 비중은 ▲1분위 64.0% ▲2분위 74.6% ▲3분위 74.5% ▲4분위 74.1% ▲5분위 78.5%로 각각 나타났다. 소득분위는 월평균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지표로 1분위에 가까울수록 소득 수준이 낮다는 의미다.
  • ▲ ⓒ한국경제인협회
    ▲ ⓒ한국경제인협회
    한경협은 중산층 이하인 소득 1~3분위에서도 60~70% 이상이 상속세 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속세가 더 이상 부유층만이 납부하는 세금이 아닌, 중산층도 납부하는 세금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자리잡혀 있는 것이라고 분석이다.

    상속세 완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소득세와의 이중과세 부담 과도(40.3%)가 제일 많았고, 과세체계가 오랫동안 미개편돼 소득·자산 가격이 상승한 현실 미반영(29.3%)했다는 이유가 뒤를 이었다. 또 높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의 원활한 승계를 저해해 경제의 고용·투자 손실 초래를 우려하는 의견(13.2%)도 적지 않았다.

    상속세 개편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62.8%는 상속세를 완화하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고, 54.9%는 현행 상속세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상속세 완화가 단순히 개인의 불합리한 세부담을 줄이는 것을 넘어, 기업과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지난 9월 상속세 완화를 골자로 하는 상속세제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현재 상임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정부 개편안에 대해 응답자의 79.4%는 긍정적 평가를 보였다. 26.5%는 '개편이 잘 이루어졌으며, 이대로 통과되길 바란다'고 응답했고, 52.9%는 '개편 방향에 동의하나, 개선·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개편 방향에 동의하지 않아 통과를 반대한다는 응답은 10.1%에 불과했다. 개선·보완 과제로는 과세표준 추가 조정(29.6%), 세율 추가 인하(24.2%), 배우자 공제 확대(19.4%) 등이 꼽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1999년 개편된 상속세제가 24년간 그대로 유지되어 온 결과, OECD 중 최고세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됐다"면서 "상속세율 인하 등 현실에 맞는 개편을 통해 민간 경제 활력 제고와 위축된 자본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