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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부지를 놓고 대한항공과 서울시 갈등이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일단락된다. 유동성 마련이 급한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더 이상 대안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서울시와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오는 26일 송현동 부지에 대한 최종합의 서명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갖고 있는 3만6642㎡ 규모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가 공원화하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초래됐다. 대한항공의 민원 제기로 권익위가 중재에 나섰다.
중재안은 LH공사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고, 서울시가 그 부지를 다른 시유지와 맞바꾸는 방식이다. 즉 돈이 없는 서울시 대신에 LH가 대한항공에 송현동 땅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가장 쟁점이 됐던 것은 송현동 부지에 대한 가치평가와 지급시기였다.
당초 서울시에서는 송현동 부지를 4671억원으로 책정했다. 반면 대한항공에서는 6000억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지급 시기도 서울시에서는 내년에 10%, 2022년에 나머지 90%를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만큼 하루빨리 받기를 원했다.
권익위 중재에 따라 관련 내용이 어느정도 조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송현동 부지 가격은 향후 감정평가를 통해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급시기는 LH 상황을 감안할 때 연내 지급은 어렵고, 내년 상반기 내에 지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권익위 중재안을 따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중재안에서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송현동 부지와 맞바꾸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반발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와 맞바꿀 시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사들여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지난 5월에 밝혔다. 송현동 부지 비용으로 4671억원을 책정했다. 이는 시장의 평가액보다도 낮은 것은 물론 이 돈을 내년에 10%(467억원), 2022년에 나머지 90%(4204억원)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하루가 급한 대한항공은 이와 별도로 부지 매각을 진행했다. 지난 6월 10일 진행된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15곳 정도에서 관심을 표명했지만, 서울시가 매입 의사를 밝힌 이상 인허가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사업 진행이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서울시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지난 6월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8월 12일에는 송현동 부지에 대한 서울시의 일방적 지구단위계획변경안 강행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8월 25일에도 코로나19 위기극복에 필수적 자구안인 송현동 부지에 대한 매각을 방해하는 서울시의 행위 일체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결국 권익위는 양측을 불러 조사회의 등을 거쳐 중재안을 논의, 오는 26일 합의 서명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