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마트, 힘실리는 2인자에 사업부서 변화 가속롯데쇼핑 유일하게 임원 칼바람… 승진 폭 줄이고 퇴임 늘어현대百 예년과 비슷한 수준… 위기 대응 위한 젋은 인재 중용
  • ▲ 코로나19로 인해 휴점한 롯데백화점의 모습.ⓒ뉴데일리DB
    ▲ 코로나19로 인해 휴점한 롯데백화점의 모습.ⓒ뉴데일리DB
    롯데그룹이 지난 26일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주요 유통그룹의 정기인사가 모두 마무리 됐다. 모두 예년 보다 한 달 이상 빨라진 인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유통업계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에 따른 '생존'의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유통그룹의 인사 키워드로 ‘체질 변화’를 꼽았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연말 정기인사는 큰 폭의 인적쇄신이 있으리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대부분 소규모, 예년수준으로 진행됐다. 이미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의 세대교체 하면서 다시 대표를 교체해야할 필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위기가 한창이라는 점도 주효했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을 충실히 따른 셈이다. 

    오히려 눈길을 끄는 것은 인사과정에서 추진되는 체질변화다. 

    먼저 롯데그룹은 임원의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직제 슬림화가 이뤄진 것이 특징. 롯데그룹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50명의 신규 임원을 낸 것에 반해 총 133명의 임원을 퇴임시켰다. 전체 임원 600여명의 약 20%에 달한다. 이중 유통BU에서 옷을 벗은 임원 수만 49명에 달한다.

    그야말로 칼바람이 불었던 셈이다. 

    아울러 임원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됐다.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기존 13년이 걸렸지만, 이번 직제 개편을 통해 최대 8년까지 단축됐다.

    롯데그룹 측은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한 조치”라며 “임원인사는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임원 직제 슬림화가 특징”이라고 전했다.

    반면 임기가 만료된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면서 힘이 실린 모양새다. 롯데쇼핑의 5개 사업부 중에서는 유일하게 마트사업부장만이 교체됐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부문은 롯데쇼핑 같은 대규모 임원 퇴임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체질 변화’에 대한 키워드는 더욱 분명해졌다. 

    지난해 이마트 수장으로 발탁된 강희석 대표이사 사장이 계열사인 SSG닷컴의 대표로 발탁되면서 두 계열사 경영을 겸임하게 된 것. 이마트 내 점포 관리 조직인 MSV담당과 소규모 매장 관리 조직 Metro담당이 신설되면서 전문성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지만 가장 두드러진 것은 SSG닷컴이다.

    SSG닷컴은 이번 정기인사 과정에서 그로서리사업본부, 신사업본부, DATA/INFRA본부, 지원본부 등으로 조직 체계 전반을 재구축했다. 2인자로 꼽히는 강 사장 체제가 강화되면서 여기에 맞춰 사업부 전반의 변화가 추진된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그룹 중 가장 변화가 적은 인사가 단행됐지만 그 시기는 예년 보다 한달 이상 앞당겨졌다.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젊은 인재를 대거 중용한 것이 특징.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그룹의 지속 성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