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가처분 기각에어프랑스·루프트한자級 대한항공 "법원 판단 존중, 인수 책임 지겠다"
  •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연합뉴스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첫 고비를 넘겼다. 법원이 1일 KCGI 측이 제기한 3자 배정 유상증자금지 가처분을 기각하면서다. 양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세계 7위권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한다.

    업계는 두 항공사간 합병을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매출, 보유기재를 합산할 경우 글로벌 대형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기준 두 항공사의 합산 매출은 약 20조원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12조68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6조96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매출을 합하면 더욱 늘어난다.

    보유기재는 243대로 늘어난다. 현재 대한항공은 164대, 아시아나항공은 7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대형항공사인 에어프랑스(약 220대), 독일 루프트한자(약 280대)와 맞먹는 규모다.

    통합사 자산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예상된다. 최근 기준 대한항공 총 자산은 26조6801억원, 아시아나는 13조4009억원으로 집계 됐다. 전체 직원은 2만 8000여명으로, 3만 명에 육박한다. 
  •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개요 ⓒ 김수정 그래픽기자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개요 ⓒ 김수정 그래픽기자
    노선 등 주된 사업 요소의 효율적인 운영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두 회사는 장거리 노선 운임 등을 경쟁적으로 운영했다. 통합 이후에는 노선 등을 ‘효율성’ 위주로 재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기재, 정비사업 공동 운영 시 각종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해외 업체에 맡겼던 아시아나의 항공정비 부문을 대한항공이 흡수하는 등 다양한 조정이 가능하다. 사업규모 확대로 주요 항공기 제조업체와의 거래에서 협상력이 높아질 수도 있다.

    가처분 결과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번 인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가 갖는 의미와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며, 업계 재편 당사자로서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CGI 등 3자연합 측에는 “3자 연합도 책임있는 주주로서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진칼은 오는 2일 산업은행을 상대로 신주를 발행한다. 산업은행은 신주를 매수해 5000억원의 자금을 한진칼에 수혈한다. 이후 한진칼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30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이번 인수 관련 산은의 지원은 총 8000억원이다.

    관련해 산업은행도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하며, 항공업 구조 개편에 강한 탄력을 받게됐다"며 "산은은 한진칼의 경영감시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KCGI 측은 소모적인 논쟁을 뒤로하고 경영권 분쟁이 아닌 항공업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달라"면서 "KCGI도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서 이번 위기에 책임감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진칼은 수혈 자금을 대한항공 유상증자(주주배정방식)에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추진한다. 한진칼은 총 7300억원 규모로 참여할 계획이다. 나머지 금액은 소액주주 등 시장에서 조달한다. 

    대한항공은 유증 확보 금액 중 1조8000억원을 아시아나 인수에 사용한다. 아시아나항공 신주(1조5000억원)와 영구채(3000억원, 금호산업 보유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최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주식 취득 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지분율은 63.9% 가량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