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갈등 고조 속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에 비해 배럴당 0.50달러 하락(-1.08%)한 45.76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75달러 떨어진 48.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의 경우 4일 만에 반락, 배럴당 45달러대로 내려앉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0.46달러 내린 48.79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 코로나19 백신 관련 희소식과 주요 산유국들의 내년 초 소폭 증산 결정 등에 힘입어 2% 올랐던 유가는 이날 코로나19 폭증에 따른 불안으로 하락했다.
현재 미국의 일일 확진자는 7일 기준 평균 19만6200명으로, 한 주 전보다 20% 폭증했다. 일일 사망자도 사상 최고치를 향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각종 제한 조치를 강화하면서 유가가 영향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술집과 미용실 등에 영업중단을 요구했다. 총 인구가 2700만명인 샌호아킨 밸리와 서던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이날 오후 11시59분부터 외출금지 명령이 발동됐다. 독일 남부 바바리아 지역은 다음달 5일까지 봉쇄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셧다운' 조치를 확대한 것이 원유 수요 위축 우려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날 홍콩 문제와 관련, 중국 관료 14명을 제재 명단에 올려 미중 갈등을 고조시킨 것도 유가에 악영향을 줬다.
한편, 유가 랠리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주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비회원 산유국 연대체)가 마라톤 회의 끝에 증산을 결정했고, WTI는 주간으로 1.6% 올라 5주 연속 상승했으며 브렌트유도 2.1% 뛰어 3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