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업황 … 4분기도 적자 불가피내년 자산경량화, 5조 투자 마무리, 수급개선 기대"영업익 내년 1386억, 2026년 5687억 회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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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화학 업황 부진 장기화에 롯데케미칼 실적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자산 경량화와 자금조달로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면서 기초체력 다지기에 열심이다. 흑자 달성은 시황 회복이 기대되는 내년에야 가능할 전망으로, 인고의 시간도 당분간 지속 예정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조20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4136억원으로 1년 전 426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당초 시장 전망치(약 1500억원)를 크게 웃돌며 ‘어닝쇼크’를 실현했다. 순손실액은 513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1353억원, 2분기 1111억원 등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3분기에는 기초화학(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LC 타이탄, LC USA, 롯데GS화학) 부문에서만 3650억원 손실을 내며 전체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수요 회복 지연과 환율하락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축소, 해상운임 증가에 따른 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첨단소재 부문 역시 해상운임비 증가와 전방수요 둔화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해 전분기보다 49.7% 하락한 38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롯데정밀화학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염소계 시황 약세와 암모니아계 상품 판매량 축소 등에 수익성이 둔화했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환율하락과 재고평가손실 확대 영향으로 317억원의 손실을 냈다.

    석유화학 업황은 4분기에도 지정학적 리스크, 수요 불균형으로 인해 불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5조2482억원, 영업손실 1328억원이다. 손실폭은 3분기보다 크게 축소되나 여전히 부진이 예상된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며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도 커지고 있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65.5%에서 올 9월 말 75.4%로 10%p 가량 높아졌고, 순차입금 비율은 29.2%에서 36.1%로 높아져 건전성 기준(30%)을 넘어섰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 7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기초화학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고 정밀화학과 배터리소재, 수소에너지 등 신사업을 육성해 오는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5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기초화학 비중 축소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전략적 사업 철수, 비효율 자산 매각을 중심으로 한 ‘자산 경량화(Asset Light)’ 전략을 세웠다. 자산 경량화 일환으로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LUSR)을 청산하고, 파키스탄법인(LCPL) 매각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해외 자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1조4000억원의 자금조달로 재무개선에 나섰다. 연내 미국 EG 생산법인 LCLA 유상증자 지분 40%를 활용해 약 6600억원을, 내년 인도네시아 LCI 지분을 활용해 약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각각 조달한다. 해당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은 안정된 재무 건전성을 위해 투자 규모도 축소한다. 우선 투자비만 5조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사업인 라인 프로젝트가 올해 마무리된다. 지난 3년간 연평균 3조원 수준이던 롯데케미칼의 설비투자(CAPEX) 규모는 내년 1조7000억원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실적은 내년에야 반등이 예상된다. 해상운임 하향 안정세에 따른 비용 감소와 함께 기초소재 부문은 원료가 안정화 및 신증설 물량 감소로 점진적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은 내년 1386억원에서 2026년 5687억원으로 회복이 예상된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롯데케미칼은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 올해 6881억원(예상) 등 3년 연속 적자 고리를 끊는다.

    한편 롯데그룹사 임원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달부터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롯데지주 임원은 이달부터 급여의 20~30%를, 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 등 화학군 계열사 임원들은 급여의 10~30%를 각각 자진 반납한다. 급여 자진 반납이 몇 개월 동안 이어질지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