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전환IRA 축소 불가피 삼성·현대차·SK·LG·한화·두산·OCI 촉각시나리오별 대응전략 부심
  • ▲ 트럼프 전 대통령ⓒAP연합뉴스
    ▲ 트럼프 전 대통령ⓒAP연합뉴스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가 확실시 되면서 국내 에너지 산업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을 주축으로 한 K-배터리와 한화솔루션을 필두로 한 태양광 산업이 축소되고 두산에너빌리티로 대표되는 원자력 산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는 공통적으로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고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데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해리스는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트럼프는 석유 및 가스 시추, 석탄 규제 완화, 원자력 현대화로 이를 수행하겠다는 데서 궤를 달리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후보가 지금까지 보여 온 평소 언행이나 집회, 행사장 등에서의 발언, 트럼프 1기의 정책, 언론 인터뷰, 대선 공약집 'Agenda 47'에 기반해 화석 연료로의 대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과 풍력 등에 대한 지원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트럼프 후보는 유세 당시 백악관 탈환에 성공하면 취임 첫날 '녹색 사기' IRA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전기차와 배터리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2021년 재임 기간 동안 파리 기후 협정을 실제로 탈퇴한 점을 고려할 때 IRA 폐기를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후보는 백악관 복귀 후 바이든 현 대통령이 재가입한 파리 기후 협정을 재차 탈퇴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다만 전기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일론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고 우호적은 관계를 맺었다는 점, 그리고 IRA 수혜를 받는 주요 지역들이 공화당 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IRA 완전 폐기 보단 축소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특히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을 통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중단이 유력하다.

    미국에 조단위 투자를 감행한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트럼프가 당선 되더라도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고 이득은 최대화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별 수주 전략을 가다듬고 현지 진출 일정을 조정하는 등 세부 대응 태세를 갖춰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3사 뿐만 아니라 여기에 딸린 양극재 소재사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도 유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미국 현지에서 태양광 공장을 운영하는 한화솔루션과 태양광 원재료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 OCI홀딩스엔 암운이 드리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OCI그룹은 업황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성장ㆍ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미국 현지 JV 설립을 비롯해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하는 등 비중국 태양광 밸류체인 확장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통 에너지이자 인공지능(AI) 전력수요 폭증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원자력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자신이 재임 기간 동안 원전 발전량이 사상 최대였다는 점을 지속 강조했고, 원전의 지속적인 운영과 신기술 지원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원자력 관련 각종 규제 요건과 인허가 절차가 간소화되고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최근 체코 원전을 수주한 두산에너빌리티와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에 투자한 SK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트럼프의 파리기후협정 재탈퇴,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생산 촉진,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지원 등 주요 에너지 공약은 국내 발전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