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상장 첫날 시총 100조원, 국내 대표 유통업계 합친 것의 7배쿠팡, 대규모 스톡옵션에 차익만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유통업계 대규모 구조조정, 사업철수…유통업계의 복잡한 심정
  • ▲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걸린 쿠팡과 태극기.ⓒ쿠팡
    ▲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걸린 쿠팡과 태극기.ⓒ쿠팡
    최근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시가총액 100조원을 기록한 쿠팡을 바라보는 유통업계의 시선이 침울하다. 이전에는 경쟁상대로 여기지도 않았던 쿠팡에게 시가총액이 역전됐기 때문. 롯데쇼핑과 이마트를 합쳐도 시가총액은 10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본격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폐점마저 강행하는 상황에서 3조원이 넘는 스톡옵션을 배정한 쿠팡에 대한 시선은 복잡한 유통업계의 심정을 담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쿠팡이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을 달성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 

    이후 주가가 소폭 하락하면서 12일 종가기준 쿠팡의 시가총액은 94조5000억원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기존 유통업계에서는 손끝조차 닿기 힘든 높이다. 

    국내 1위 백화점인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3조5300억원에 불과하고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5조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신세계(2조8200억원), 현대백화점(2조원)을 모두 더해도 시가총액은 13조원에 불과하다. 전통적 유통 업체들이 모여도 쿠팡의 시가총액의 7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저정도 평가 받은 것은 현재 가치보다는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겠지만 그 규모가 황당할 지경인 것이 사실”이라며 “물론 이는 뉴욕증시 상장이 아니었으면 기대하기 힘든 규모로 국내 상장 했을 경우에는 크게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내는 편치 않다. 롯데쇼핑은 올해도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폐점 등을 이어가며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마트사업부의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최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네이버와의 주식교환 등을 통한 전략적 제휴에 나서는가 하면 적자만 기록하는 계열사 제주소주의 사업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대규모 성과급은 고사하고 여전히 위기 속을 헤쳐나가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입은 타격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10년간 흑자를 내지 못했던 쿠팡의 상장은 단연 이례적 사례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쿠팡의 스톡옵션 주식 수는 6570만3982주로, 평균 행사가는 1.95달러다. 쿠팡의 현재 주가가 48.47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스톡옵션 차익 규모만 약 3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다른 관계자는 “쿠팡이 지금까지 기존에 없던 강점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10년간 이익을 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리며 “쿠팡이 가진 미래사업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는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