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 기반 공격적 사업 확장 빈축택시사업 '콜 몰아주기' 의혹 관련 공정위 조사중콜비 받지 않겠다더니… 대리운전노동조합 교섭 요구 회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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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빌리티 1위 플랫폼인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갑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파른 성장세 이면에는 콜 몰아주기, 대리운전 기사의 교섭 요구 회피 등 기존 산업과의 갈등이 여전한 상황이다.
16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관련 4개 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블루 이외의 일반회원 택시에 대한 무료 콜 중단을 예고했다며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택시 관련 4개 단체는 2015년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콜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카카오가 돌변해 시장 교란행위를 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타다·우버·마카롱 택시 등 가맹택시 사업자에 카카오T를 통한 '무료 콜'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주요 사업자에 업무 제휴를 제안했다. 카카오T 일반택시를 대상으로 프리미엄 멤버십 도입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멤버십 가입 여부에 따라 승객 호출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일반택시보다 더 강화된 영업 기능을 원하는 기사들을 대상으로 부가 옵션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시 업계는 시장교란 행위를 우려하고 있다. 성명서에는 택시 무료 콜 중단에 대해 "가맹이 아닌 일반 회원 카카오 택시의 호출 수수료 부과까지 염두에 두고 서서히 사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언급돼 있다. -
◆'콜 몰아주기' 공정위 조사 착수… 대리운전 교섭도 제자리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업계와의 갈등은 이뿐만이 아니다. 4개 택시 단체는 앞서 지난해 9월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보냈다. 공정위는 관련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단체의 주장은 승객이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택시를 부르면 가까이 있는 일반 택시보다 먼 곳에 있는 카카오T 블루를 우선 배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경기도는 카카오T 블루 운행 이후 일반택시 배차 콜 건수가 29.9% 감소했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택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콜 몰아주기 논란과 같은 시장교란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카카오T 가맹사업을 운영하면서 독점적 지배시장 사업자의 지위를 악용해 선별가입을 받는 등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투자사 칼라일그룹으로부터 2억 달러(약 22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3조 42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카오 T' 앱의 누적 가입자도 2800만명에 달한다. 중형택시를 활용한 가맹택시 서비스 '카카오 T 블루'는 지난해 말 1만 6000대를 넘기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성장세 이면에는 기존 산업과의 마찰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대리운전사들과의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리운전노동조합의 교섭 요구를 회피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노위도 카카오모빌리티를 사용자로 인정하고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권고했지만, 이에 불복한 것이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카카오가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행정소송으로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면서 "법적인 대응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카카오가 교섭에 나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은 행정 법안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차원이라며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