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주총, 공식 선임제1 미션 6년 적자 탈출, 지난해도 1조 영업손실올해 전망 양호, LNG선 발주 늘고 수주잔량도 충분페트로부라스 입찰 탈락 악재, 플랜트 실적개선 여부 관건
  • ▲ 삼성중공업 자율운항선박 시운전 모습
    ▲ 삼성중공업 자율운항선박 시운전 모습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는 삼성중공업이 정진택 대표이사 신규선임을 통해 실적개선에 나선다.

    삼성중공업은 19일 오전 삼성중공업 판교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주총회 안건으로는 정진택 사장 내정자의 대표이사 선임이 상정될 예정이다. 정 신임 대표는 지난 1월 남준우 사장 후임으로 내정됐으며 1984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다. 업계는 정 사장이 조선 불황이 겹친 2014년 리스크관리 팀장으로 활약했던 점을 들어 만성 적자를 떨쳐낼 복안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실적 54억6000만 달러로 빅3 중 가장 저조했다. 수주 목표 달성률로 봐도 한국조선해양(91%)와 대우조선해양(78%)에 못 미치는 65%에 그쳤다. 영업실적은 매출 6조8603억원, 영업이익 적자 7664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스웨덴 스테나사와 벌인 법적공방에서 패소해 4632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악재까지 만났다. 삼성중공업은 판결을 대비해 지난해 1925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해뒀지만, 추가 손실분 2877억원을 추가 반영했다. 이에 따라 최종 영업이익은 7664억원에서 1조541억원으로 늘어났다. 2015년 1조5019억원 적자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매출은 7조165억원에 영업이익 731억원 적자다. 7년 연속 적자를 이어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테나 판결에 앞서 나온 브리질 페트로브라스 해양프로젝트 입찰에서 탈락한 소식은 뼈아팠다. 삼성중공업이 여기서 기대한 수주실적은 28억달러 규모다. 올해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목표치 32억달러의 87%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에서 노리는 플랜트 2기를 반드시 수주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지게 됐다.
  • ▲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내정자. 삼성중공업은 19일 정기주총에서 정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내정자. 삼성중공업은 19일 정기주총에서 정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해양플랜트 사업에 비해 선박 수주 전망은 밝은 편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7942억원 규모의 1만5000TEU급 초대형 LNG연료추진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 올해 들어 총 19척, 2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1분기가 끝나기 전에 올해 수주 목표치 78억달러의 31%, 선박부문 목표치 46억달러의 52%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의 최대 강점은 LNG선박 기술력이다. 올해 수주한 선박 19척 중 14척이 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이다. 부쩍 강해진 친환경 규제로 LNG선박 수요가 늘고 있어 기대감이 높다. LNG선박은 일반 선박보다 가격이 10~20% 더 비싸 실적 개선에도 용이하다. 경쟁사에 비해 수주잔량이 넉넉한 것도 긍정적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LNG연료추진선 36척을 수주해 세계시장 점유율 3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원유운반선 시장에서는 57%의 시장점유율로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때문에 이번 주총으로 전면에 나서는 정진택 대표에게는 선박과 해양플랜트의 절묘한 실적 조화가 요구된다. 오름세의 선박 건조 사업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위기에 빠진 플랜트 사업을 반등시키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NG선박 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유가회복세에 따른 플랜트 사업 수요 증가도 함께 흡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자율운항선, 수소 추진선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목포해양대 항해 실습선 세계로호에 독자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 SAS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00톤급 삼성 T-8호의 자율 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테스트에 동원되는 세계로호는 9200톤급 대형선박으로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로 대형선박 원격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글러벌 연료전지 제조사 미국 블룸에너지와 선박 연료전지 개발을 추진하고 노르웨이 야라 인터내셔널과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발주 개선세가 확연한 컨테이너선과 유가 회복에 따른 해양생산설비 수주를 통해 올해는 반드시 경영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미래 선박 시대 전환이라는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