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4월 신용대출 6.8조 급증 '사상 최대'금리 올라도 빚투, 코인‧공모주 청약 열풍 지속DSR 규제전 대출 막차 수요, 2Q 3% 성장 전망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주춤했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4월 들어 급증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반기 내내 고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방안'이 오는 7월 시행되기까지는 높아진 대출이자를 짊어지며 대출을 늘리는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42조2278억원으로 3월 말보다 6조8401억원 뛰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은행권 신용대출 총량관리 목표로 설정한 월별 증가액 2조원의 3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로, 역대급 증가율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막판 신용대출 수요가 폭증했던 지난해 11월(4조8495억원 증가)과 비교해도 5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갈아치웠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세는 지난 2월들어 한 풀 꺾인 모습이었다. 올해 2월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1843억원으로 지난 1월 말(135조2400억원)에 비해 556억원 줄어들었다. 

    성과급과 연말정산 환급금 등 일부 목돈이 생기고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신규 대출 수요가 감소한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3월 들어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총 135조3877억원으로 전달보다 2034억원 늘었고, 4월 들어 공모주 청약과 가상화폐 투자 광풍에 사상 최대로 증가한 것이다. 

    정부가 대출규제 고삐를 조이며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은행의 신용대출 급증이 상반기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달 29일 단계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정책을 내놓으면서 오는 7월부터 내집마련을 위해 대출 한도 증액시 신용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정책 시행 전까지 일시적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정책 발표 이후 대출관련 문의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규제는 오는 7월부터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이 있으면 서울 등 규제지역 내에 집값이 6억원이 넘는 주택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게 핵심이다. 전 규제지역 6억원 초과주택, 신용대출 1억원 초과시 DSR 40%가 적용되는 것이다.

    DSR은 대출 심사 때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원금+이자)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기존에는 은행별로 DSR 평균 40%를 맞추면 돼 일부 차주들은 DSR 40% 넘어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바뀐 DSR 산정시 대출 만기가 단계적으로 줄어 신용대출 가능액수도 줄어들고 주택담보대출 부족분을 신용대출을 받아 메우는 방식도 사실상 막히게 된다. 이같은 규제가 시행되기 전 대출 막차를 타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시중은행들의 경우 4월에만 월중 2%를 넘는 대출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대부분 은행들이 상반기까지는 성장률을 높게 가져갈 예정인 만큼 2분기에도 2~3%를 웃도는 대출성장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높은 대출 성장과 더불어 은행의 순이자마진(NIIM)도 0.02%포인트~0.03%포인트 가량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상반기 내내 이자이익 급증세가 지속될 것”이라 덧붙였다. 

    이환주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도 지난달 22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대출성장은) 신용대출의 경우 작년 말 대비 견조한 성장세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여신성장목표인 한자릿수 중반 달성에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