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코스피 하반기 예상밴드 3400~3700선경기회복+실적개선으로 지수 상승 여력 커질 것이란 분석테이퍼링 등 금리상승 부담·실적 선반영에 탄력 둔화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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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하반기 코스피가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상향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경기 회복이 이어진 데 따른 테이퍼링(양정 완화 축소) 등 정책 부담은 커질 것이란 점에서 상승세는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코스피 하반기 예상 밴드는 3400~3700선이다.
상단을 가장 높게 잡은 곳은 신한금융투자로 최대 3700포인트를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 3650포인트, 대신증권 3640포인트, 메리츠증권·한화투자증권 3500포인트, IBK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은 34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코스피 상승세를 점쳤다. 골드만삭스는 3700선, JP모건은 35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이같은 낙관론은 기업들의 강한 실적 모멘텀과 경기 회복 기대감에서 나온다.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으로 시장 펀더멘털이 좋아지면서 지수 상승 여력도 클 것이란 전망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한국 증시는 기업 이익 추정치의 추가 상향 여력 등으로 긍정적 펀더멘털 환경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성장률 독주 현상이 올해 3분기부터는 완화되면서 국내의 대중국, 대유럽 수출개선의 지속 가능성 높다"며 "이로 인해 중국과 유럽의 수출증가율이 높아질 때 국내 수출의 기저효과는 커진다"고 전망했다.
이어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는 수출이 기저효과를 기반으로 회복했던 2010년과 2017년의 경우는 연초 대비 평균 17% 상향했다"며 "17% 상향 조정을 적용하면 올해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 현재 145조원에서 3분기 말까지 최대 152조원까지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익 증가율이 부각되면서 3분기엔 일부 가치주가, 4분기엔 성장주의 강세가 재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익전망치의 10% 이상 추가 상향 기대와 PER 안정화가 나타나는 정상화 국면이 예상된다"면서 지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강 연구원은 "3분기 이익 전망치 상향이 지속되면서 업황 개선 기대감에 따라 일부 가치주 추가 강세가 예상된다"면서 "내년 20% 전후의 높은 이익증가율이 부각되면서 4분기엔 성장주 강세가 재개돼 증시 상승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유동성 모멘텀 축소·테이퍼링 우려감…상승세 다소 둔화
경기 회복에 따른 완화적 통화정책의 변화는 증시 상승 탄력을 둔화할 수 있는 요소다. 경기 회복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간 증시를 이끌어온 유동성 모멘텀은 축소되고, 통화정책의 정상화 부담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향후 테이퍼링 논의 시작 가능성이 처음으로 언급되면서 금리 상승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 논의를 본격화하는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전망한다. 이르면 오는 7월 테이퍼링을 공식화하고 내년부터는 자산 매입 규모 축소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지표와 실적에서 확인하는 성장 모멘텀은 다소 약해질 전망"이라며 "미국 정부의 증세 논의와 연준 테이퍼링 논의가 표면화할 수 있어 지수 하단을 크게 열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코스피가 올해 실적 개선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시각에서 하반기 상승 강도는 이전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세 상승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국내 수출 증가율의 2분기 고점 가능성과 선반영 가능성도 있다. 단기 슈팅 이후 박스권 상단 지지가 가능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지수 상승을 제한할 요인으로는 하반기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따른 수급 부담이 거론되기도 한다.
카카오뱅크·크래프톤·현대엔지니어링·카카오페이 등 올해 예정된 대어급 상장 계획은 최대 200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현재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4%로 닷컴버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증시 호황을 의미한고 기업들의 자본조달이 활발하다는 의미한다"면서 "닷컴 버블이나 최근 SPAC(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 2006년 중국 페트로차이나처럼 시장 규모 2~3% 이상 주식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후유증이 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