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 신주류 MZ, 새로운 투자 경험 제공 위한 다양한 시도 눈길NH투자증권 팝업스토어·브랜드플랫폼, KB·이베스트·한투증권 주식상품권체험 니즈 강한 젊은층 특성…투자 문화 확산하고 브랜드 이미지 각인
  •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가 재테크 시장의 신주류로 부상하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선 젊은 층들에게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팝업스토어나 브랜드플랫폼, 주식 상품권 등 각종 체험을 통해 투자가 문화로서 일상에 스며들도록 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내달 중 증권사 최초 브랜드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지난 4월부터 6주간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2층에서 한시 운영했던 주식 슈퍼마켓 'NH슈퍼스톡마켓'의 온라인 버전이다.

    NH투자증권이 NH슈퍼스톡마켓을 운영한 이유는 MZ세대에게 투자 문화가 스며들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체험부스는 주식투자를 직관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이색적인 모의투자 공간으로서 눈길을 끈 바 있다.

    실제 해당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 팝업스토어를 찾은 방문객 2만3000여명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5300명 중 86%는 20~30세대였다. 이 중 28%는 주식투자 경험이 없었고, 응답자 대부분은 모의투자 체험을 통해 주식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팝업스토어 운영을 통해 증권사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한 비율도 85%나 됐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모바일 문화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또다른 방안이 오픈 예정인 브랜드플랫폼이다. '슈퍼 스톡마켓'과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는 '문화살롱', 자신의 주식투자 MBTI 성향을 파악하는 '카운셀링센터', 간단한 투자능력고사 능력을 통해 선물까지 지급되는 '게임랜드' 등을 통해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MZ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주식 투자가 문화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면서 "친숙한 방식의 체험을 통해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각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MZ세대의 특성은 구매력보다는 체험하고 경험해보고자하는 니즈가 강하다는 점이다. 가상공간에서 직접 공간을 만들고 공감각적 체험이 가능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문화가 여느 세대에서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증권사들은 MZ세대에게 투자 문화를 확산시키면서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둘 수 있는 참신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그간 증권사 대부분은 주식 매매 수수료를 무료화하거나, 투자지원금 또는 주식을 증정하는 방식을 통해 투자 문턱을 낮춰 신규 투자층 유입을 이끌어왔다.

    MZ세대의 일상을 파고들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또 다른 예는 주식 상품권이다. 증권사들은 온라인 거래에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주식 거래가 가능한 온라인 상품권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월말부터 온라인 금융투자상품쿠폰을 판매 중인 KB증권은 두 달 만에 120억원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을 포함한 국내주식 전종목을 매수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혜택과 재미가 더 해진 투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쿠폰 이용 고객 60% 이상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20~30대 고객이었는데,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MZ세대 니즈에 부합해 인기를 끌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달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주식상품권 판매를 시작했다. 구입가의 5% 캐시백 혜택이 더해져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제공하는 국내∙해외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다. 투자에 관심 있는 20~30세대가 쉽게 주식 투자를 접함으로써 합리적이고 건전한 투자 습관이 배양될 수 있도록 주식상품권을 출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일찌감치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선보인 바 있다. 한투는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권은 출시된 지 4개월 만에 100억원이 팔렸다.

    주식 외에도 MZ세대에게 금융 투자 문화 자체를 확산하기 위한 시도도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당사 모바일증권 나무 고객을 대상으로, 음악저작권 거래플랫폼 뮤직카우 가입 이벤트를 진행했다. 뮤직카우는 음악도 투자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설립된 세계 최초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으로, 무형자산인 음악저작권이 금융상품화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고객에게 색다른 투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다. 회사 측은 기존 투자자산 외에도 다양한 투자상품을 접하고 나아가 투자까지 할 수 있도록 뮤직카우와 단계적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에서 MZ세대의 영향력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면서 "미래 큰손인 MZ세대에게 색다른 투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증권사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방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