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1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 달성…WM·IB 호조NH‧키움‧대신證 등 중‧대형사 일제히 전년 대비 실적 개선부동산 PF 부실화 우려 지속…충당금 인식 변수 작용 전망
  • ▲ 여의도 증권가 ⓒ정상윤 기자
    ▲ 여의도 증권가 ⓒ정상윤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지난해보다 개선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2분기 실적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반영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이 조만간 발표할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에 이목이 쏠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치의 분기 당기순이익을 경신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36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6.46% 늘어난 3918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거래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채권 및 발행어음 판매로 금융상품 잔액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증권 판매 증가로 판매수수료 수익 역시 소폭 상승했다. 또 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 부문 실적과 PF 부문 신규 딜 증가로 인한 기업금융(IB) 수익 증가 및 발행어음 운용 수익 증가 등이 실적 향상에 이바지했다고 부연했다.

    대신증권도 이날 전년 대비 개선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리테일 부문에서 탄탄한 수익을 올려 지난해보다 실적을 끌어 올렸다.

    이날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9% 오른 73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5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 수익이 견조했다"라며 "트레이딩과 기업금융(IB) 순영업수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23.3%, 130.5% 증가해 실적을 견인했다"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키움증권이 공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1분기 영업 기준 2448억 원의 당기순이익과 337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직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는 당초 증권가 추정치를 훌쩍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밖에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실적도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엔 주식 거래대금 증가가 있다. 올해 초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증시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 내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42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7%, 직전 분기 대비 29.74% 늘었다. 통상 거래대금이 늘어나면 증권사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입이 증가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2분기 이후 증권사들의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반영 여부가 실적의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인식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실적의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적절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부동산 금융 회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2분기는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일정 부분 예상된다"라며 "특히 수익성이 낮은 브릿지론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브릿지론 비중이 큰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10일 PF 연착륙 대책을 담은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국은 현재 3단계인 PF 사업성 평가를 4단계로 확대, 충당금 추가 적립과 경·공매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일 주재한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PF 구조조정 지연은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신속하고 질서 있는 연착륙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