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고용보험 가입자 46만명 증가… 경기회복·기저효과로 19개월만에 최대숙박·음식 1.5만명↓… 제조업은 5.8만명↑, 외국인노동자 의무가입 전환 탓실업급여 69.3만·신규 9.1만명… 상반기 누적지급액 6.5兆, 월평균 1兆 훌쩍
  • ▲ 노인 재정일자리 사업.ⓒ연합뉴스
    ▲ 노인 재정일자리 사업.ⓒ연합뉴스
    경기 회복 기대감과 기저효과로 말미암아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가 1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석달 연속으로 40만명을 웃돌았다. 다만 30대 가입자는 감소세, 60세 이상은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기울어진 고용시장의 불균형은 계속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 고착화하는 양상으로,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이전부터 이어지는 현상이다.

    지난달 구직활동을 하고 구직급여(실업급여)를 받은 신규 실업자는 69만3000명으로, 지급액은 다섯달 연속 1조원을 웃돌았다.

    1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33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만2000명 늘었다. 증가 폭으로는 2019년 11월(47만7000명)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월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올 1월 16만9000명으로, 2004년 2월(13만8000명)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일자리 사업이 본격화한 2월부터 개선되는 모습이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은 1만5000명 줄었다. 석달째 이어지던 감소 폭 둔화는 지난달 소폭 증가로 돌아섰다. 여행업을 포함한 운수업(-6000명)도 감소했다. 예술·스포츠(1000명)는 감소세를 마감하고 반등했다. 온라인·비대면 산업 확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포함 정보·통신·출판(5만9000명)과 무점포소매업 등 도·소매업(4만명) 등은 증가 폭을 키웠다.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985만9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6만5000명 늘었다. 보건복지(10만9000명)와 공공행정(4만6000명) 등 정부·지자체 일자리 사업 분야에서 가입자 증가 폭이 여전히 컸다.

    우리 산업의 근간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에선 고용보험 가입자가 358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올 들어 1월 5000명(0.1%) 증가하며 반등했다. 이후 여섯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1월 5000명, 2월 2만2000명, 3월 3만2000명, 4월 4만4000명, 5월 5만8000명, 6월 6만8000명으로 확대됐다.

    수출 증가 등으로 주력 산업인 전자·통신업과 자동차업의 가입자는 각각 1만4000명, 7000명 늘었다.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 운송장비업은 9000명 줄었다. 다만 감소 폭은 축소됐다.
  • ▲ 외국인 노동자.ⓒ연합뉴스
    ▲ 외국인 노동자.ⓒ연합뉴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는 올해부터 고용허가대상 외국인노동자가 고용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통계에 새롭게 추가된 데 따른 일종의 '착시효과'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바뀐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외국인고용법)에 따르면 E-9(비전문취업), H-2(방문취업) 비자를 받은 고용허가대상 외국인노동자들은 단계적으로 고용보험 당연적용대상으로 변경된다. 앞으로 외국인노동자가 있는 30인 이상 사업장은 신고 후 고용보험(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에 가입해야 한다. 내년에는 10인 이상, 후년부턴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앞으로 외국인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이 계속 늘 수밖에 없다. 종전대로 조선족과 고려인 등 외국인노동자를 빼고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나이별로 증감을 보면 30대(-9000명)만 감소세를 이어갔다. 청년 취업난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다만 감소 폭은 3월(-2만7000명)부터 둔화하고 있다. 29세 이하(9만5000명)와 40대(4만4000명), 50대(12만7000명), 60세 이상(20만5000명)은 증가했다.
  • ▲ 노인일자리 증가.ⓒ연합뉴스
    ▲ 노인일자리 증가.ⓒ연합뉴스
    주목할 부분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기울어진 고용시장이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출범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용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낙제점 수준을 면치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53만명(4.0%) 증가했다. 넉달 연속 50만명대를 유지했고, 6월 기준으로 증가 폭이 2000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컸다.

    그러나 당시에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는 50대 이상 여성이 주도했다. 정부가 재정사업으로 뒷받침하는 보건복지 분야(15만4000명) 등의 단기 일자리와 무관치 않았다. 정부가 고용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단속을 강화하면서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의 가입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나이별로는 60대 이상(21만명), 50대(19만1000명)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비해 경제활동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40대는 각각 1만8000명과 2만8000명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그나마 30·40대 고용보험 가입이 플러스(+)를 보인다는 점을 제외하면 지금의 고용시장 동향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양상이다.
  • ▲ 실업급여.ⓒ연합뉴스
    ▲ 실업급여.ⓒ연합뉴스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69만3000명으로 조사됐다. 넉달 만에 7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제조업(1만6000명), 건설업(1만3000명), 도·소매(1만1000명), 보건복지(9000명), 사업서비스(9000명) 등에서 주로 신청했다.

    신규 신청자는 9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8만6000명) 기저효과로 지난해 12월(10만8000명) 이후 여섯달만에 1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가 한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지급액은 1조944억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기저효과로 1.4%(159억원) 감소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1조149억원으로 지난해 9월(1조1663억원)이후 다섯달 만에 다시 1조원을 넘긴 뒤 다섯달 연속으로 1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올 들어 지급된 실업급여는 총 6조4843억원이다. 월평균 1조807억원이 지급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