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잔고 24조5350억원, 코스닥 빚투 빠르게 상승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선방, 추가 상승 기대감 시장 전문가 "시장금리 이미 반영, 성장주 우호적 환경"
  •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빚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 하락 공포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24조5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 사상 첫 24조원대에 진입, 지난 9일에는 24조614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별 잔고는 코스피가 13조5279억원, 코스닥이 11조7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초와 비교하면 각각 3조8230억원, 1조3598억원 늘어나 코스피의 증가 폭이 더 크지만, 이달 들어서는 코스닥 시장의 빚투 규모(2115억원)가 코스피(1419억원)를 앞질렀다. 

    신용융자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신용융자잔고가 늘어날수록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 시에도 반등 기대감이 높으면 잔고가 증가한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증시는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58.96포인트(1.8%) 올랐으며, 코스닥은 연중 최고치(7월 15일 1054.31)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상반기 코스피 신고가 랠리에 소외됐던 코스닥이 최근 들어 가파르게 오르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투자 동향은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며 연내 금리인상을 공식화했다. 그간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1년 이상 이어진 돈 풀기에 자산 가격은 급등하고 빚이 폭증했다며 하반기 중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장 연출 시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이 확대될 수도 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신용거래)의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외상거래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반대매매로 인한 물량 폭탄이 쏟아지면 해당 종목 주가도 떨어지기 때문에 급락장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상을 예고한만큼 금리가 인상될 경우 신용융자 이자율도 오를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는 90일 기준 6~9%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금리는 이미 이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의 무게 중심은 '경기회복 가속화-인플레이션'에서 '경기 둔화-디스인플레이션' 조합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금리는 중기적으로 고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여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