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 언론, 텐센트 게임 '정신적 아편' 비판4년만에 물꼬튼 '판호' 발급 속 부정적 영향 우려 48조원 규모 중국 게임시장 시장 진출 제동
  • 최근 중국 관영 언론에서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하면서 국내 게임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게임 산업을 규제할 경우 '판호(版號·중국 내 현지 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이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자매지인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이 텐센트의 게임인 '왕자영요'를 하루 8시간씩 한다며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지칭했다. 경제참고보는 "어떤 산업, 어떤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촉구했다.

    텐센트는 미성년자의 게임 접근과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성년자가 성인을 사칭하는 경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12세 미만의 게임 접속을 전면 금지하는 산업규정 도입을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에서 온라인 게임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중국 게임 시장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앞서 중국은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보복 차원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4년 가까이 발급하지 않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진용에 들어선 2018년부터는 중앙선전부를 전면으로 배치하면서 게임 규제를 강화했다. 중앙선전부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직속 기구로 공산당의 사상이나 노선의 선전, 교육, 계몽을 담당해 왔다. 중앙선전부가 해외 콘텐츠 검열·감독 업무를 직접 관장하게 되면서 게임 판호 발급 심사도 더욱 강화된 바 있다.

    굳게 닫혔던 중국의 빗장은 지난해 말 열리기 시작했다. 컴투스가 12월 '서머너즈워'로 첫 판호를 받으면서 중국 게임 시장 진출에 물꼬를 튼 것. 펄어비스도 올해 6월 '검은사막 모바일'의 판호를 발급 받으면서 한한령이 완화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중국 시장 진출을 목놓아 기다린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두 달 만에 중국 관영 매체의 부정적 기사가 나오면서 업계의 불안감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자칫 게임 산업의 규제로 이어져 다시 판호 발급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했으며, 중국과 연관이 있는 국내 게임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48조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에 속한다"며 "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경우 판호 발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