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 분할 및 정관 일부 변경 안건 논의이익배당, '금전→주식·기타 재산' 추가'주식 배당' 등 기존 주주 불만 잠재울 방안 주목주가하락은 일시적… '전기차 전환 가속화' 기반 중장기 가치 상승 전망
  •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을 발표한 이후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이를 잠재울 방안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달 16일 열리는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배터리 사업을 100% 자회사로 물적 분할 및 정관 일부 변경 안건에 대한 승인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가 주목되는 이유는 물적 분할 안건과 함께 최근 주주들의 불만을 해소할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설지가 관심사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지난달 분사를 발표한 이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분사를 신설 배터리 법인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을 택하면서 기존 주주들은 배터리 법인의 지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지분 가치 희석을 우려하면서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사 계획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지난 7월 1일 이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0% 가까이 빠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LG화학 사례와 마찬가지로 주주환원정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말 배터리 분할 당시 '배당 성향 30% 이상, 2022년까지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 현금 배당'이라는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현금 배당이 아닌 현금 외 주식 배당으로 방법을 달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임시 주총에서 제43조 이익배당과 제44조 중간배당 항목에서 ‘이익의 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 재산으로 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관을 추가키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도 신설법인 SK배터리의 주식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고 지난해 실적 부진까지 겹친 만큼 부담이 큰 현금 배당보다는 주식 배당을 통해 주주들 불만을 해소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일시적 시장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중장기적 관심에서 SK이노베이션 가치도 상승을 점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배터리 분사 공식화로 악재는 이미 반영됐고 최근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가속화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가치는 확대가 예상된다"며 "배터리 부문에 대한 지분율 희석과 할인율 적용 감안하더라도, 정유·화학, 분리막 사업 지분 가치 등을 감안하면 현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또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배터리 사업 분사는 불기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이제 막 개화된 만큼 표면적으로 드러난 리스크도 제한적이다. 그나마 화재 위험성이 부각되는 상황인데, 향후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이렇다할 화재 발생은 없지만 향후 배터리 남품이 증가할 경우 안심할 수 없다. 때문에 이를 대비하려면 배터리 사업을 독립법인으로 운영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정유화학 사업이 견조히 버티고 있고 분리막 사업도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리막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증설을 통해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생산능력을 2021년 14억㎡에서 2025년 40억㎡로 확대해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의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하는 지주사 역할에 역점을 둘 예정이어서 향후 R&D(연구개발) 및 신사업 발굴 등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