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리지 수익 줄어 당기순익 전기 대비 감소…순익 순위도 1위에서 5위로IB 관련 수익은 31.8% 증가…자기자본 3조원 조기 돌파"향후 성장성 둔화, 목표주가 하향" VS "종투사 지정 통해 도약 기대"
  •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던 키움증권이 증시가 침체되자 곧바로 전분기 대비 뒷걸음친 2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증권가에선 그간 브로커리지에 의존도가 높았던 키움증권의 수익성이 향후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동시에 하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교차한다.

    ◆순익 전기比 17% 줄어…자기자본 3조원, 종투사 지정 초읽기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익은 2212억원을 기록했다. 동학개미운동 이전에 비해 양호한 실적이지만 전분기 대비 그 수치가 줄어들면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년 동기(2214억원) 대비 0.16% 줄었고, 역대급 성장을 기록했던 전기(2668억원)와 비교해선 17.10% 하락해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당기순익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들 가운데 순익 3위를 기록했지만 2분기 들어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성장세는 타사 대비 주춤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순익 1위에 등극하는 저력을 보여줬던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4위에서, 2분기엔 이보다 한 계단 내려간 5위를 기록했다. 사모펀드 충당금이 반영된 한국투자증권(-33.77%) 다음으로 전기 대비 하락율이 컸다.

    실적 감소는 2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2030억원)은 전기보다 26.4% 줄었다.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규모는 전분기 대비 48% 감소했다.

    다만 2분기 IB 관련 수익이 확대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KB증권에 따르면 관련 수익(660억원)은 전분기 대비 31.8% 증가했다.

    또한 지난 6월 4400억원대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이 예상 시점보다 조기 마무리되면서 2분기 별도 자기자본은 3조4000억원을 돌파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로써 키움증권은 종투사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브로커리지 위축에 수익성 둔화" VS "종투사 지정·IB 수익 개선"

    그간 증권가에선 사업 구조상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키움증권의 성장세 둔화를 우려해왔다. 증시가 호황일 땐 이같은 사업 구조는 최대 장점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회사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발 테이퍼링 우려감에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자 그간 증시 랠리를 주도해왔던 개인투자자들의 이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개인투자자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5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5조7000억원과 비교해 24%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증권가에선 키움증권의 수익성 둔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로도 거래대금 둔화 양상이 이어지고 있어 이익 모멘텀이 크게 부각되긴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해외주식 수탁수수료 규모가 1분기 대비 크게 감소하고, 국내외 리테일 시장점유율(MS) 또한 정체 양상이 이어지고 있어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추가적인 지배력 확대는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신용이자는 전기 대비 4% 증가했고 자본확충 이후 추가수익 확대가 가능하겠지만 IB 부문 등 자본활용 필요성 높은 사업영역 수익 비중 또한 커지고 있어 증가 폭은 제한적일 듯하다"고 예상했다.

    업황 둔화 만큼이나 젊은 개미투자자를 공략한 핀테크 증권사들의 대거 등장도 키움증권 성장력을 제한할 수 있는 부분으로 지목된다.

    전 연구원은 "고수익성 기조는 이어질 것이나 ROE 수준은 하향 추세를 예상한다"며 "업황 둔화와 함께 카카오페이 증권, 토스증권 등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신규 진입자의 출현으로 비우호적 경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또한 수익성과 성장성에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이베스트증권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15만5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 6.5% 내려잡았다.

    반면 하반기 종투사 지정을 통해 기존 주식거래 위주였던 업무 영역을 IB 부문으로 다각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자격을 갖추면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투사로 지정되는데,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가 가능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

    키움증권도 장기적으로 수익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 종투사 도약을 목표로 자기자본을 확충해왔다. 증권가에선 키움증권이 이 일환으로 힘을 싣는 IB 영역 수익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NH투자증권의 정준섭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RCPS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리테일 신용융자에 활용하고, 종투사 지정 시 증가하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100→200%)는 기업금융 등 신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3분기에는 종투사 지정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 연구원은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이자수익·IB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확인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키움증권이 디지털 자산관리 부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 민감도가 높은 키움증권의 투자운용 특성상 관련 손익 감소하고 있지만 금융자문 등 기업금융 실적 개선되고 있다"면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획득하고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키우Go'를 출시하는 등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 시행 중이고, 하반기 MTS 리뉴얼 및 통합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