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량 3월 321만→7월 181만, 손실충당금 수천억 발생중국과 수주전쟁에 선박가격 인상 더뎌, 선주들 발주 '머뭇'헤비테일 계약방식 금리인상에 취약, 금융 리스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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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랠리를 이어오던 조선업계가 50% 이상 오른 후판가격에 이어 금리인상이란 악재를 만났다. 업계에서는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2일 해운조선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7월까지 글로벌 선박 누계 수주량을 보면 한국은 1276만CGT로 중국 1348만CGT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월별 수주량을 보면 3월 321만CGT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 181만CGT까지 떨어졌다. 중국 역시 3월 337만CGT로 가장 많이 수주한 이후 7월 177만CGT로 주저앉았다.대형발주 여부에 따라 변동폭이 큰 수주량이지만 올해 초 불던 수주열풍은 다소 식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후판값 인상 등 원자재값 상승과 유가 상승 등으로 선박 가격이 올라 선주들이 발주를 망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선박 건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후판가격은 지난해 톤당 60만원선에서 올해 상반기 70만원으로 올랐고 하반기 110만원까지 치솟았다. 원자재 철광석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반면 선박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 144.5로 조선 호황기인 2008년 191.5에 한참 못미친다. 해운 물류대란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선가 인상폭은 눈에 띄지만, 부가가치가 높고 우리 조선기업들이 기술력을 인정받는 LNG선박 가격 상승세는 굼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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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금리도 조선기업의 수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건조계약 체결 후 2년후 인도받을 때 선박대금의 60~80%에 달하는 잔금을 지급하는 헤비테일 방식 탓이다. 조선사가 선박 건조 기간 중 대출을 통해 비용을 마련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리스크도 커진다.금리인상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조선소에는 치명적이다. 금융기관이 선주에게 내어주는 선수금환급보증(RG)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김성태 한국중소조선조합 이사장은 "조선업 호황에 동참할 수 있도록 중소형 조선소가 활용가능한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하반기 예고된 23조6000억원 규모의 카타르 프로젝트는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들에게도 부담스러운 금융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3사가 2분기 실적에 반영한 공사손실충당금은 현대중공업 8960억원, 대우조선 8000억원, 삼성중공업 3720억원에 달한다.부산지역 한 조선소 관계자는 "2017년 연말 금리 인상으로 조선업계에 한파가 쏟아졌다"며 "조선업종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