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규제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인기 공사단가 높고 사업속도 빨라 건설사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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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재건축이 주춤해지자 리모델링이 빈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건설사들도 고급화 전략과 하이엔드 카드를 내세워 수주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지에도 하이엔드브랜드를 적용하며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현대건설이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에 디에이치를 제안하며 눈길을 끌었고, 롯데건설 역시 이촌동 현대맨션에 르엘을 적용했다. 대우건설도 지난 8월 부산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 리모델링 사업지에 푸르지오 써밋을 적은 현수막을 내걸고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관심을 모았다. 강남 주요 재건축 못지 않게 리모델링 사업의 존재감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리모델링사업에 고급화 전략이 적용되며 공사비도 고공행진중이다.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따낸 강동구 고덕아남 리모델링 조합은 스카이라운지와 조경 특화 등 고급화 전략을 택해 공사비를 3.3㎡당 669만원으로 책정했다. 최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수주한 성동구 금호벽산 리모델링 공사비도 3.3㎡당 620만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진다. 건설업계에서는 리모델링 조합들이 고급화를 선호하며 1군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따내면서 공사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A건설사 관계자는 “2~3년 전까지만하더라도 리모델링은 중소건설사들이 주로 수주하다보니 공사비가 3.3㎡당 400만원~500만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대형건설사들이 뛰어들면서 판도가 바뀌었다”며 “마감재나 자재가격 단가 자체가 다르고,조합원들 역시 추후 집값상승을 고려해 고급화를 요구하다보니 사업비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사비 인상에 따른 추가분담금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조합원 대다수가 큰 불만을 내비치지 않다보니 건설사들도 리모델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통상 가구수가 많은 재건축·재개발사업지에서는 공사비와 추가분담금을 놓고 시공사와 조합이 갈등을 빚지만 상대적으로 가구 규모가 적은 리모델링에서는 원만하게 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선 관계자는 “리모델링 조합들은 수익성보다 빠른 사업 속도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택했고, 그러다보니 사업이 지연될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없애려고 하는 편”이라며 “(시공사 입장에서) 재건축보다 사업 지연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서 긍정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검토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 임하는 모습이다. 서울 이촌코오롱 아파트가 시공사 서전을 앞두고 있고, 강촌·건영한가람·한강대우·우성아파트 등이 리모델링 사업을 준비하자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1군 건설사들이 앞다퉈 현수막을 내걸고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서울 외에 경기도 수원에서도 리모델링 사업 추진 연한(15년)을 채운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권내 건설사들이 수주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