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윳값 1800원 훌쩍… 2000원 넘기나 서민 부담 가중원/달러 환율, 1190원 육박… 겨울철 난방 수요 부담도 겹쳐"한시적 유류세 인하 검토할 만"… 정부 "현재로선 검토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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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세와 환율 급등이 겹치면서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역 평균 휘발윳값은 ℓ당 1801.0원으로 전날(1796.6원)보다 4.4원 올랐다. 이미 ℓ당 2500원을 넘는 주유소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 중구 서남주유소(2577원), 용산구 서계주유소(2533원) 등이 대표적이다.국제유가 상승세에 전국 평균 가격도 치솟고 있다.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1724.7원으로, 지난주보다 37원 상승했다. 업계와 소비자 일각에선 전국 평균 휘발윳값이 조만간 2000원선을 돌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휘발윳값이 최고가를 기록했던 시기는 지난 2012년으로, 그해 8~10월 ℓ당 가격이 2000원을 웃돌았다. 당시도 국제유가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문제는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며 물가 인상을 부채질한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2원 오른 달러당 1187.6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4.9%)이 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시장이 반응했다.통상 국제유가 강세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의 약세를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 양상은 과거의 공식에 들어맞지 않는다. 국제유가가 올라도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를 보이면 고유가에 대한 체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러나 유가가 오르는 가운데 원화마저 약세를 띠면 고유가 체감은 기름을 부은 격이 된다. 이런 현상은 증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팬더믹의 장기화로 전통적인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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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 급등하는 이런 이례적인 상황은 당분간 유지될 거라는 견해가 많다.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4일(현지 시각) 발표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앞으로 몇 달간 추가 석유 수요가 하루 최대 5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상승은 기업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도 영향을 준다. 유가 상승에 설상가상 환율까지 오르는 상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국내 물가엔 이중 악재인 셈이다.
정부 일각에선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길 수도 있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지난 15일 재정당국이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을 발간한 가운데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10월 물가와 관련해 "지난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와 유가, 환율 오름세로 상방 압력이 높아 3%대 물가상승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달 물가 상승률이 3%대를 넘는다면 2011년(4.0%)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가 된다.이에 일각에선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를 보면 정부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내린 바 있다. 당시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여파로 원유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1월 국내 휘발윳값이 1690.3원까지 오르자 유가 안정을 위해 유류세 인하를 단행했다.소비자 처지에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주말부터 갑자기 한파마저 찾아왔다. 앞으로 겨울철 난방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소비자 부담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2050 탄소중립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화석연료 탈출을 위해서라도 유가가 오르는 것을 방향적인 측면에서 나쁘게만 볼 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망에 대한 긴장이 커지는 것은 기업 활동이나 서민 생활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한두 달 새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6개월쯤 한시적으로 유류세 인하 카드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재정당국은 아직 유류세 인하에 대해 신중한 태도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