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핵심 미래 사업 '배터리' 사업 맡아배터리 사업 진출부터 각별한 애정 쏟아 와SK온 그룹 내 위상 '업'… '투자-IPO 등 힘 실릴 듯
  • ▲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SK이노베이션
    ▲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SK이노베이션
    최태원 SK그룹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SK그룹의 핵심 미래 사업인 배터리 사업을 맡아 확실한 캐시카우는 물론 글로벌 톱 기업으로 이끌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17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 및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SK온은 지난 10월 1일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전기차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이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지동섭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SK온 각자 대표 직을 수행하게 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성장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킹을 맡고, 지 대표는 경영 전반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것은 8년 만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2013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2016년 7월 가석방으로 풀려났지만 취업 제한을 받았고 지난 10월 취업제한이 풀렸다. 

    이에 SK그룹 안팎에선 최 수석부회장의 경영 복귀와 관련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주요 복귀 무대로는 수소 사업을 추진하는 SK E&S와 SK이노베이션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지난 2일 진행된 SK그룹 인사에서 이름을 올리지 않으면서 'SK온'이 유력 행선지로 예상됐다.

    이사회는 최 수석부회장이 배터리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사업 기회와 투자 확대 등을 주도해온 점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 수석부회장이 SK그룹의 배터리 사업 진출부터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배터리 관련 비즈니스 미팅에 동석하기도 했고, 2018년 3월 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 기공식, 2019년 3월 미국 조지아 공장 기공식에도 참여해왔다. 올해 최태원 회장 미국 출장에도 함께하며 배터리 사업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SK온 관계자는 "그룹 대주주이기도 한 최 수석부회장의 책임 경영을 통해 중요한 성장기를 맞은 배터리 사업을 SK그룹의 핵심성장동력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SK온을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회사 의지가 실린 인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온의 그룹 내 위상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SK온의 글로벌 투자와 기업공개(IPO) 등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SK온은 미국 완성차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세우고 13조원 규모 미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조립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 현재 약 40GWh(기가와트시) 수준인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늘리기 위해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도 중국 배터리 4공장 신설을 위해 25억3000만달러(약 3조원)을 투자하는 협약을 중국 장쑤성 옌청시와 체결했다.

    SK온은 대대적인 투자 확대 계획에 따라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어 IPO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다만 SK온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을 때 진행한다는 입장이어서 2023년 이후에나 추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온을 빠르게 키워 SK그룹의 탈탄소 전략 가속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서비스 시장 확대에 기여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수석부회장은 미국 브라운대 물리학 학사 및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료공학 및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SK 대표이사 부회장 및 SK텔레콤 이사회 의장, 2011~2014년 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 2011년부터 SK 및 SK E&S 수석부회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