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삼성SDS 1.2조원 투자 과정에서 ‘이사회 참관권’받아이사회 법적 의무 없지만 이사회 정보 공유, 발언까지 가능기업사냥꾼 꼽히던 KKR의 이사회 참여에 대한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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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삼성SDS
미국계 사모펀드 운영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삼성SDS 이사회를 참관(Observer)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이사회 참관하는 형태로 경영을 감독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다. 온갖 민감한 정보가 오가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대해 외부 노출을 꺼려왔기 때문이다.KKR의 투자 자문에 대한 시너지 기대와 별개로 글로벌 펀드에 국내 대표 IT 기업의 기밀정보가 누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논란이 예고 된다.24일 삼성SDS에 따르면 KKR은 오는 30일 1조20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발행 납입을 기점으로 삼성SDS 이사회 참관권을 얻게 될 예정이다.이사회 참관은 쉽게 말해 이사회를 지켜볼 수 있는 권리다. 통상 이사회는 기업에서 등기이사만 참석할 수 있지만 참관이 금지된 것은 아니다. 참관자는 이사회 자료를 수령할 수 있고 발언권도 통상적으로 인정받는다.이는 투자사가 회사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기타비상무이사를 세워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와는 크게 다르다. ‘이사회 참관’은 등기임원 등재가 되지 않으니 ‘이사의 충실의무’ 등 법적 책임을 지지 않고 이사회에서 의결권도 행사할 수 없다.이 때문에 국내에서 ‘이사회 참관권’은 아직 낯선 개념이다. 기업의 민감한 경영 현안이 논의되는 이사회에 법적 책임 없는 외부 인사의 참관을 기피하는 기조가 강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사회 참관권’은 상법상 권리가 아닌 투자자와 기업 사이에서 맺어지는 계약에 따른 권리다.삼성SDS는 1조2000억원 전환사채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KKR에 ‘이사회 참관권’을 보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비밀유지협약(NDA)’ 등이 포함됐지만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KKR은 과거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들의 1988년 식품기업 RJR 나비스코에 대한 공격적 M&A는 ‘문 앞의 야만인들(Barbarians at the Gate)’ 책으로 출판됐을 정도다. 이 서적은 차입매수(LBO) M&A의 교본으로도 불린다.KKR은 국내에서도 드물지 않게 경영권 분쟁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고려아연과 영풍, MBK파트너스 사이 경영권 분쟁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국내 1위 IT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SDS의 이사회 정보가 이들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대목이다.다만 글로벌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참관권’의 도입이 더 보편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미 글로벌 IT 기업에서 투자자에게 ‘이사회 참관권’을 보장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투자자 입장에서 법적 부담을 피하면서 투자금의 집행이 약속대로 이뤄지는지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마이크로소프트(MS)가 2023년 오픈AI 샘 올트먼 대표의 해임 사태 이후 오픈AI ‘이사회 참관권’을 확보했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MS는 이듬해 빅테크 기업의 AI에 대한 독점 이슈가 생기자 “파트너십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는 이유로 ‘이사회 참관권’을 자진 반납하기도 했다.삼성SDS는 ‘이사회 참관권’을 통해 KKR이 투자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삼성SDS 관계자는 “KKR이 (이사회 참관을 통해) 투자에 대한 자문 등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내부 실행 역량 등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KKR이 가지고 있는 여러 다른 회사들과의 협력도 앞으로 많이 논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