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가닥이던 내년 '글로벌 전략회의' 강행DS·DX 사업부문 새 수장 주도 온라인 개최키로美 파운드리 투자·통합 사업부 시너지 등 현안 수두룩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4공장 조성 현장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4공장 조성 현장 전경 ⓒ삼성전자
    최근 마무리 된 2022년 인사 및 조직개편으로 대규모 세대교체와 변화의 바람이 분 삼성전자가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온라인으로 간소화해 회의를 진행한다. 삼성이 특히 내년 대내외적으로 큰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있어 회의 개최의 필요성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등의 사업을 맡고 있는 DS부문과 가전과 모바일 사업부문이 통합돼 신설된 DX부문이 각각 새해 전략회의를 갖는다.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각 부문의 새로운 수장에 오른 경계현 DS부문장(사장)과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이 각 회의를 주관할 예정이다.

    삼성이 매해 연말 개최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국내외 임원급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다음해 사업계획을 세우고 신성장동력 육성과 같은 중장기 플랜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다.

    당초 올해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따로 개최하지 않는 방향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상으로라도 개최를 강행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회의다보니 본래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진행하는 대로 며칠 간 이어지는 릴레이 회의 방식은 어려울 전망이고 기존보다 간소하지만 효율성 있게 회의를 꾸린다.

    삼성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전략회의를 온라인으로 처음 전환했지만 아무래도 예년과 같은 집중적인 의견 교환이 어렵고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 회의를 한해 건너 뛰는 방안을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는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진들의 대규모 세대교체가 이뤄진 상태라 회의 진행이 다소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삼성이 전략회의를 강행하게 된데는 아무래도 내년에 눈 앞에 둔 큰 과제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코로나19와 맞물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시시각각 변화하며 발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본격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 특히 얼마 전 삼성이 미국 테일러시에 조 단위 파운드리 신공장 투자를 결정한 바 있고 국내에선 평택캠퍼스에 반도체 4공장을 설립하는 이슈가 걸려있어 안팎으로 중대 결정사안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앞두고 DS부문은 수장 교체를 통해 조직의 변화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갈 길이 멀다. 새로운 수장들이 현재 사업부문의 현황을 파악하고 내년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이번 전략회의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설된 DX부문은 말 그대로 새롭게 통합해 출범한 사업부문이기 때문에 이번 전략회의를 통해서 다양한 디바이스를 담당하는 부문들의 의견 교류가 가장 필요하다. 그간 TV를 중심으로 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맡았던 한종희 부회장이 부문장으로 회의를 이끌며 가전과 모바일, 네트워크 등 직접 맡지 않았던 사업부문들도 한자리에서 챙겨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산적한 현안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조직 변화로 모험을 택한 삼성이 이번 전략회의 이후 어떤 방식으로 이 계획들을 실현해 나갈지가 내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