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생산라인 축소 운영봉쇄 장기화 시 생산라인 중단 가능성 높아일각선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에 호실적 전망도
  • ▲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전경. ⓒ삼성전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 시안에 대한 전면 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삼성전자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각에선 공급부족 및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제조사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생산라인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현재까지 시안 반도체 생산라인을 축소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안시 방역당국은 지난달 22일부터 1300만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외출을 금지하는 봉쇄조치를 내린 상태다.

    삼성전자는 봉쇄 후 일주일간 기숙사와 호텔 등에 거주하는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공장을 정상 가동해왔지만, 봉쇄 조치 장기화 등으로 인력 교대 근무가 어려워지면서 감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에는 공장에 들어와 일하는 인력이 조금씩 늘어나는 등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면서도 "봉쇄령이 풀릴 때까지 생산라인은 탄력적으로 운영될 것 같다"고 밝혔다.

    시안에는 삼성전자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1·2 공장이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 노트북,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 저장용으로 사용된다. 시안 공장은 삼성 낸드 생산량의 40%가량을, 전 세계 낸드 생산량의 10%가량을 담당한다.

    시안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운영중인 글로벌 메모리 3위 업체 마이크론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같은 글로벌 메모리업체들의 생산 축소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과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만큼 공급 차질을 두고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시안 봉쇄로 인해 하락 폭이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봉새 조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물류난, 인력난 등으로 반도체 생산 라인이 멈추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한 번 멈추면 투입된 원재료를 모두 폐기해야 하고, 재가동까지 두 달 이상 걸려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은 한파로 약 한 달 반 동안 가동이 중단돼 3000억∼40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지난 3일 네덜란드 장비 업체 ASML의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반도체 공급난 심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곳으로,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주요 고객이다. 현재 ASML은 공장 일부를 폐쇄하고 복구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출하량이 10% 감소하면 전 세계 EUV 장비 공급이 일시적으로 8.4%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