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0.2%p↑·선진국 0.4%p↑ 올려잡아한국 0.1%p↑ 그쳐…중귀·러시아 정도만 앞서올 일본 성장률 3.3%…24년만 역전 허용 예상작년 4.0% '턱걸이'…성장회복 속도 주춤하나
  • ▲ 코로나19 여파.ⓒ연합뉴스
    ▲ 코로나19 여파.ⓒ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회복세가 주춤할 거로 전망한 가운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재정당국은 우리나라의 하향조정 폭이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2020~2023년 평균 성장률(2.23%)이 주요 7개국(G7)보다 웃돈다며 내년까지 가장 빠른 성장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가장 빠른 성장회복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소상공인 등 국민이 정부의 방역조치를 군소리 없이 따르고 수출이 견조한 호재를 이어가면서 2020년 역성장 수준이 세계 평균(-3.1%)의 3분의 1 수준(-0.9%)에 그쳤던 게 가장 빠른 성장회복을 보인 한국의 비결이었다. 기저효과를 고려해야겠지만, 지난해와 올해 성장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 세계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성장률은 IMF 외환위기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일본에 역전당할 전망이다. 내년 성장률도 선진국이 0.4%p 상향 조정될때 우리경제는 4분의 1 수준인 0.1%p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작년 4.0% 성장 '턱걸이'…6개월전 "4.2% 성장" 주장

    한국경제는 지난해 4.0%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도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 정부 재정 정책 등 3박자가 맞으면서 2010년(6.8%) 이후 11년만에 가장 높았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은 1.1%로 집계됐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3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치면서 4%대 성장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적잖았으나 반도체 등 수출 호조에다 소비주체들이 코로나19에 적응하면서 민간소비가 늘고 정부의 추경 예산등도 연간 4%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지난해 추경은 2차례에 걸쳐 50조원쯤이 집행됐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정부가 0.7%p로 민간(0.5%p)을 앞질렀다. 앞선 1~3분기에는 민간 기여도가 더 높았다.

    다만 4.0%는 애초 정부가 제시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11년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6월에 성장률을 4.2%까지 올려잡았었다. 4% 성장에 '턱걸이'했으나 하반기 성장회복세가 주춤한 셈이다.

    ◇작년 세계평균 5.9%·선진국 5.0%보다 낮아

    IMF는 올해도 경기 회복세가 녹록지 않다고 경고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장기화, 미국발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중국 부동산시장 위축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기재부는 한국의 2020~2023년 평균성장률이 2.23%로 미국2.14%과 선진국 1.68%보다 높다며 G7과 비교해도 1위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성장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 세계 평균에 못 미친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5.9%다. 한국보다 1.9%p 높다. 한국은 선진국(5.0%)과 유럽연합(EU)을 제외한 기타 선진국(4.7%), 신흥개발국(6.5%)보다 낮다. 2020년 코로나19 팬더믹(범유행)에 따른 역성장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기저효과가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IMF는 올해도 한국의 성장률이 세계평균(4.4%)과 선진국(3.9%), 기타 선진국(3.6%) 보다 낮을 거라 전망했다. 이날 IMF가 제시한 주요국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농산물 수확이 감소할 러시아(2.8%), 긴축 통화정책의 브라질(0.3%), 수출이 감소하는 멕시코(2.8%)와 남아공(1.9%)뿐이다.
  • ▲ '22.1월, IMF 세계경제전망
.ⓒ기재부
    ▲ '22.1월, IMF 세계경제전망 .ⓒ기재부
    ◇올해 日 3.3% 성장…외환위기후 첫 추월 허용

    특히 올해는 한국의 성장률이 24년만에 처음으로 일본에 추월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IMF가 밝힌 올해 일본의 성장률은 3.3%로 한국보다 0.3%p 높다. 이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난 18일 '경제·물가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밝힌 2022년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성장률 3.8%보다 낮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성장률을 앞지르는 것이다.

    한국은 경제개발이 본격화한 1970년 이후 50여년간 일본 경제 성장률을 앞서왔다. 일본이 한국을 앞섰던 적은 1·2차 오일 쇼크를 겪은 1972년과 1980년, 외환위기였던 1998년 등 단 3차례뿐이다.

    다만 IMF는 2023년에도 일본의 성장률이 1.8%로 크게 내려가 한국(2.9%)이 다시 앞설 거로 내다봤다.

    ◇IMF, 내년 선진국 0.4%p 상향조정… 韓 0.1%p 그쳐

    IMF가 전망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2.9%다. 올해와 달리 일부 비교우위가 점쳐진다. 세계경제 평균(3.8%)보다는 낮지만 선진국(2.6%), 유로존(2.5%)보다는 높다. 기타 선진국(2.9%)과는 같은 수준이다.

    다만 이번에 IMF가 내년 성장률을 수정한 조정 폭을 보면 성장 흐름이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IMF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치(3.6%)보다 0.2%p 올려잡았다. 선진국도 종전(2.2%)보다 0.4%p 상향 조정했다. 유로존과 일본은 기존 전망치보다 각각 0.5%p와 0.4%p 올렸다.

    반면 한국은 종전(2.8%)보다 0.1%p 올리는데 그쳤다. 세계경제 평균의 절반, 선진국의 4분의 1 수준에서 상향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한국보다 조정폭이 낮은 국가는 중국(-0.1%p), 러시아(0.1%p), 브라질(-0.4%p)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