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정밀도 2만원→2만5000원으로자금소요 2조1378억→2조4443억펀딩 5000억+브릿지론 1.5조+대여 3000억 마련최 회장측 백기사-대항매수 촉각
  • ▲ (왼쪽부터)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사
    ▲ (왼쪽부터)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병주 MBK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사
    MBK파트너스·㈜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MBK 측의 공개매수 성공을 위한 자금 규모도 2조1400억 규모에서 2조4500억 규모로 커지게 됐다. MBK가 파격적인 공개매수 가격 인상으로 인수합병(M&A)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조만간 반격 카드로 경영권 방어에 돌입할 전망이다.

    26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주당 75만원으로 16.7% 인상한다는 정정 신고서를 2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주당 2만5000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은 당초 10월 4일에서 10월 6일로 변경됐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 조건을 정정한 날이 공개매수 종료일 전 10일 이내에 해당하면 정정한 날부터 10일이 지난날이 종료일이다. 26일부터 10일이 지난날은 10월 6일이다. 다만 5~6일은 주말로 장이 열리지 않아 실질적인 종료일은 기존 매수 종료일과 동일한 4일이다.

    MBK는 당초 제시한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만으로도 목표한 공개매수 달성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 매수가격 상향 조정 의향이 없다고 밝혀왔다. 고려아연의 기타주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평균 취득단가를 45만원 이하로 판단, 이보다 50% 가량 프리미엄이 붙은 66만원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가가 공개매수가격을 웃돌자 상향 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일 종가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70만4000원, 영풍정밀은 2만2750원을 기록했다. 인상된 매수가격은 이보다 9.4%, 9.9% 각각 높은 수준이다. 공개매수공고일 전영업일 이전 3개월의 가중산술평균주가(VWAP) 대비로는 45.1%, 101% 각각 할증된 가격이다.

    앞서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MBK파트너스 펀드로부터 5000억원 규모 출자,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5000억원 규모 브릿지론(단기차입금) 등 총 2조원의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더 이상의 추가 출자자(LP)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날 영풍으로부터 3000억원을 단기 차입, 공개매수가 상향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공개매수가격 상향에 따라 MBK 측의 고려아연 및 영풍에 대한 공개매수 투입 자금도 당초 2조1332억원에서 2조4397억원으로 3000억 가량 확대됐다. 매수수수료 등을 포함한 전체 매수가격은 총 2조1378억원에서 2조4443억원으로 커졌다. 2조 초반에 형성됐던 판이 2조 중반으로 커진 셈이다.

    최윤범 회장 측의 필요 자금도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최 회장이 대항공개매수에 나서기 위해선 MBK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공개매수에서 6%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경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 지분 6%를 주당 80만원에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매수수수료를 제외하고 9866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MBK가 공개매수가격 상향이란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이제 최 회장의 시간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오는 6일 공개매수 종료일까지 최 회장이 대응할 수 있는 거래일은 단 5일. 이 안에 백기사를 확보해 대항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의 우군으로는 한국투자증권과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