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실적 사상 최대지만 증시 환경 악화에 4분기 부진적극적·지속적 주주환원 정책에 주가 방어 기대업황 악화 시기 양호한 실적 낼 체력 갖췄단 평가도
  • 미래에셋증권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의 아쉬움을 덮었다.

    2년 연속 사상최대실적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1872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1조4858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 역시 역대 가장 큰 규모로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선 증권사는 이 회사가 유일하다. 

    견조한 실적 덕분에 연말 기준 자기자본(자본총계)은 10조6136억원으로, 업계 최초 10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실적은 선방했지만 4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1808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6.79% 줄었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분기 대비 7% 감소한데다 계절적 영향으로 IB(투자은행) 관련 수익 역시 2~3분기 대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디디추싱 등 보유 주식의 평가손실 반영과 4분기에 상장한 그랩의 평가이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안방보험 소송 승소에 따라 이자손익과 판관비가 추정치를 상회하면서 이익 컨센서스 미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별도이익은 당사 추정치를 크게 하회한다"며 "1월 나타난 증시 부진이 연간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인 가운데 두 차례의 반기 자산 재평가 시 추가 손상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이익 추정치를 9.0% 하향한다"고 밝혔다.

    반면 업계는 지난해 4분기 실적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간 실적 성장에 근거해 한층 개선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다.

    자사주 1000만주 매입(약 836억원), 자사주 2000만주 소각(약 1740억원), 현금배당 주당 300원(보통주 기준)을 결정한 것. 이 회사는 지난해 3월에도 823억3000만원(1000만주)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시켰고, 지난 9월 101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3년에 대한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했다.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으로 유지, 꾸준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변동성이 커진 국내외 시장 환경 속에서도 철저한 위험 관리를 통해 다변화된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며 "미래에셋 경영 목표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지속적인 주주 환원 활동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증시를 둘러싼 영업환경의 악화로 올해 역시 업황 부진이 우려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이익소각이 가능한 보통주 자사주 보유 규모가 5000만주(발행주식수 대비 8%)에 달한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정책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미만의 현 주가는 예상 수익성 대비 저평가 영역으로 업황둔화 우려가 충분히 반영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투자활동의 점진적 재개 가능성, 적극적 주주환원 조치 등으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업황 악화 시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시장성 자산 평가손익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보수적인 헤지 포지션 때문에 증권 업황이 좋아지는 시기엔 상승 모멘텀이 약했다"면서 "반면 최근처럼 업종 경상이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들이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는 구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연구원은 "비시장성 자산 평가손익은 예측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추정치에 반영하기 어렵고 막연한 기대감일 수 있지만 8조원에 달하는 투자 목적 자산 기반의 이익 다각화는 분명 차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