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 물가 전년比 17.6% ↑농심, 오뚜기 작년 영업익 33.8%, 16.1%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회복 추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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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밥·혼밥 열풍을 타고 호실적을 기록하던 식품업계의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외형은 커졌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기업의 생산비용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61억원으로 전년보다 33.8%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6630억원으로 0.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996억원으로 33.2% 줄었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이 2조7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284억원으로 전년 보다 16.4%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420억원으로 1.0%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563억원으로 17.1%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역기저 효과도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식품업계는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이 생산자물가 및 기업채산성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

    특히 수입물가를 구성하는 항목 중 원재료수입물가의 상승률은 무려 42.3%로 가장 높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54.6%)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실제 라면의 주재료인 소맥(면을 만들 때 쓰는 밀가루)과 팜유(면을 튀기는 기름)만 살펴보더라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시카고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소맥 선물 가격은 지난해 말 한때 부셸당 856센트까지 치솟았다. 2020년 말 640센트 수준이던 가격이 33%나 급등했다. 팜유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동남아 지역 생산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4분기 가격이 전년 대비 42.4%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라면업계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오리온은 지난해 2조35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3729억원을 기록했다. 원재료비와 물류비 급등 여파라는 설명이다. 

    빙그레도 지난해 연결 매출 1조1474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6% 신장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다른 길을 걸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했고 순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 줄었다. 

    샘표식품도 지난해 매출 3487억원으로 9.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234억원, 당기순이익 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1%, 35.5% 감소했다. 

    식품업계는 가격인상을 통한 수익성 회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라면업계 빅3는 지난해 8월을 전후로 제품 출고 가격을 각각 평균 6.8%, 11.9%, 6.9% 올린 바 있다. 빙그레는 역시 지난해 10월 주력 유제품인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고 오는 3월부터는 주요 아이스크림 제품을 최대 25%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장지혜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올해 음식료 업종은 실적 측면에서 원재료 가격의 상승과 물류비 부담 등의 기저부담에서 벗어나고, 하반기 원가 상승 부담이 완화됨에 따라 전년도 가격인상 효과와 맞물려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