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대한석유공사 모태… 7개국서 석유개발탈정유 선언, 탄소중립 맞춰 친환경 로드맵 수립그린중심 사업구조로… 그린자산 6%→70% 확대
  • SK이노베이션이 올해 환갑을 맞는다. 

    이에 맞춰 김준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60년, 그 이상의 시간을 앞둔 출발선상에 서있다"며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에 함께 올라서자"고 강조했다. 2022년이 갖는 남다른 의미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최초의 정유회사 대한석유공사가 모태다. 1962년 10월13일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설립된 대한석유공사는 60년만에 전 세계에 유전을 보유한 원유 생산기업으로 도약했다. 

    회사 간판은 대한석유공사로 시작해 4번 바뀌었다. 1980년 당시 선경그룹에 인수되면서 ㈜유공으로, 1997년 그룹 이름이 선경에서 SK로 바뀜에 따라 SK주식회사로 됐다. 2007년 SK그룹이 지주회사제를 도입했을 때 SK주식회사(지주회사)와 SK에너지(사업자회사, 현 SK이노베이션)로 분사된 후, 2011년 현재 SK이노베이션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도 1년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석유제품 수요가 살아나는 등 주력 사업이 개선에 힘입어 연간 매출은 46조8429억원, 영업이익 1조7656억원을 기록했다.

    1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7개국 10개 광구 및 4개 LNG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에서 석유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0년 매장량 기준 총 3억80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고 있다.

    발빠른 사업 다각화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장을 이뤄냈다. 

    석유화학사업 부문은 SK가 유공을 인수한 이후부터 본격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980년대에 시작된 석유개발사업은 1984년 북예멘 마리브 광구 탐사 성공을 통해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유전을 확보한 이래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자원 개발에 힘쓰고 있다.

    석유개발, 가스, 석탄, 합성수지에 이어 1991년 폴리에틸렌(PE), 파라자일렌(PX)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장 9개를 건설하고 석유에서 화학섬유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

    해외 유전 개발 사업은 2000년대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성장을 이끌었다. 당시 1100억원이 투입된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5000억원을 투자한 페루 액화천연가스 공장 등은 석유사업 고도화와 해외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산유 기업'으로 도약했다.
  • 다만 그룹의 에너지 계열 중간 지주로 역할을 하는 SK이노베이션은 정유·화학에서 배터리·소재 등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탄소중립 등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발 맞춰 수소, 배터리 소재 등을 중심으로 중장기 친환경 로드맵을 세우는 등 체질 변화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60여년 간 사업의 중추였던 정유 대신 배터리(2차전지)를 중심으로 하는 친환경 그린뉴딜 사업 재편에 돌입하며 '뉴 SK이노베이션'의 초석을 다졌다. 지난해 10월 기존 배터리사업, 석유개발(E&P)사업을 각각 물적 분할해 SK온, SK어스온을 각각 출범했다. 

    당시 김준 총괄사장은 "전사 성장의 축을 기존 석유·화학 중심에서 배터리 중심으로 전면 이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성장의 축 전환 선언은 사실상 SK그룹의 탈정유 선언으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 전체 매출 중 배터리 부문 비중은 지난해 기준 1% 수준이지만 회사의 운명을 걸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사업은 매출 3조398억원, 6831억원 손실을 봤다. 2020년 연간 매출 1조6102억원 대비 약 90% 증가했다. 

    올해 배터리사업 부문 연간 매출액이 6조원 대를 달성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상업 가동을 시작한 중국 옌청·혜주 공장 등 해외 배터리 공장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 매출액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본(탄소) 중심 사업구조를 그린 중심 사업구조로 탈바꿈한다는 의미다. 김 부회장은 "2016년 기준 6% 수준이던 SK이노베이션 내 그린자산(Green Asset)을 2025년까지 70%로 확대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의 카본 투 그린 전략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 넷 제로를 반드시 달성하고 빅립(더 큰 수확)을 위한 빅피쳐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