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산업장관 "리튬 확보" 선언칠레 현지 염호 입찰 가세할 듯포스코홀딩스·LG엔솔 경쟁 불가피중동 오일머니 유입… 배터리 산업 활력 기대
  • ▲ 칠레 아타카마 사막 염호에서 트럭 한 대가 염수 웅덩이 사이를 지나고 있다ⓒAP/뉴시스
    ▲ 칠레 아타카마 사막 염호에서 트럭 한 대가 염수 웅덩이 사이를 지나고 있다ⓒ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칠레 리튬 광산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이 칠레 진출을 타진하는 가운데 주요한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다르 알코라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리튬은 배터리 생산에 매우 중요한 광물"이라며 "우리는 리튬 수요를 수입 또는 해외 투자를 통해서라도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이아라비아가 리튬과 관련해 해외 광산 투자를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유전 배출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향후 생산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고, 리튬 수요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하고 있어 선제적 확보가 필요하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알코라예프 장관은 "우리아 (유전 배출물에)투자한 것이 경제적으로 실현가능하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칠레는 리튬 매장량 세계 1위 국가다. 그동안은 자국 광물이 무분별하게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유화 정책을 펴왔지만, 최근 문호를 개방하는 추세다. 때문에 리튬 생산 1위인 호주를 대체할 광산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칠레는 우리 배터리 기업들이 노리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최근 칠레 정부가 추진 중인 리튬 추출이 가능한 일부 염호 개발 사업에 포스코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참여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아직 참여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칠레 리튬 사업에 뛰어들면 우리 기업들에게는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동 오일머니를 앞세운 개발 경쟁은 입찰 가격을 높이고 사업성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중국이 중남미 개발사업에 뛰어들며 현지 광산을 쓸어담으며 부작용이 속출하기도 했다"며 "사우디의 진출은 그냥 넘길 수 없는 빅이슈"라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칠레 산티아고 주재 대사관을 통해 광산 부문 투자 논의를 위한 중동 국가 대표단을 유치를 추진 중이다. 칠레 정부도 해마다 떨어지는 생산성을 반등시키기 위해 해외 투자 유치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26개 리튬 염호 중 최대 5개의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입찰 절차를 시작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배터리 업황 개선 신호는 부재하지만, 공급 성장률이 둔화된 리튬만은 완만한 가격 상승 중"이라며 "리튬 사업가치 반영에 따른 중장기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